심심한 휴무일.

by 와이와이

2022.2.20.


음... 지금 21일 하고도 새벽 2시를 향해 가고 있지만, 20일의 일기를 쓴다. 바쁘지는 않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으니까. 공부와 일을 하고 운동도 하고 강아지 산책도 시켰다. 엄마 연말정산도 도와주고 독서도 열심히(?) 했다. 그림도 대충 그리고.


누군가에게 별로 연락이 오지 않는 하루여서 심심했다. 심심한 만큼 여러 가지 일을 하며 바쁘게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정말 심심해서 몸이 배배 꼬이던걸.


집에서 읽던 책 두 권을 한 번에 몰아서 끝내버렸다. 한 책 갖고 너무 오래 읽으면 루즈해지는 것 같아서. 두 권의 책은 분위기가 서로 정반대여서 한 권을 읽을 때에는 인간으로서 실격한 기분이 들기도, 또 한 권을 읽을 때에는 마음이 넉넉해지는 듯 생각이 바뀌는 것 같기도 하였다. 이렇게, 어떤 책을 읽는지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읽던 책들이었지만, 두 권을 하루에 끝내니, 괜히 뿌듯하다. 천재 된 기분인데? 우울한 책을 먼저 읽어서 다행이다. 좀 긍정적이게 되는 책을 읽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하루 종일 심심해하다가도, 혹은 평소 자주 외로워하다가도 겨우 신발을 사거나 책을 다 읽고선 흐뭇해하는 얄팍한 사람이 나다. 어쩌라고.


한 권은 자기 전에 읽는 책, 한 권은 화장실 볼일을 볼 때 읽는 책이었다. 화장실에서 보는 책은, 한 번 읽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호흡이 빠른 것을 골라야 한다. 집 안에 있는 여러 오래된 책들을 뒤적거리다가 피천득 시집 같은 것을 발견했다. 그래 사람이 시 같은 것도 좀 읽어야지, 라는 마음으로 화장실 앞 선반에 놓았다. 이건 무슨 tmi람.


좀 억울하기도 하다. 근무 내내 아이들한테 시달려 놓고선, 쉬는 날에도 아동에 대한 공부를 하고 일을 하는 게. 길게 보면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데도, 괜히 섭섭해지는 날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걸 하기도 좀 그랬다. 가령, 최근에는 쉬는 날마다 일주일에 영화 한 편씩은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여러 영화를 보았는데, 이번에는 그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 거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지.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졸린데 별로 자고 싶지가 않다. 두시가 넘었는데, 책을 더 보고 싶어서, 조용히 독서를 하려고 한다. 인스타도 많이 하고 유튜브도 많이 보는데, 사실 운동할 때랑 책 볼 때가 제일 기분 좋다. 기분 좋은 짓 좀 더 하고 행복하게 자야지.


사랑하는 나의 휴일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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