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에 심는 작은 씨앗
교실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반기는 건 아이들의 웃음소리입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도 그 웃음 속에 작은 씨앗 하나를 심습니다.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와 책상 위를 물들입니다.
아이들은 어제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풀어놓습니다.
누군가는 새로 산 연필을 자랑하고,
누군가는 아침밥을 두 그릇 먹었다며 으쓱합니다.
이 평범하고도 소중한 순간이, 제가 하루를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학기 초에 아이들에게 “이름은 마음의 주소”라고 말합니다.
주소를 정확히 불러주면, 그 마음에 다가갈 수 있다고요.
아침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 인사하는 작은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지아야, 사랑합니다!”
“민호야, 오늘 표정이 밝네!”
짧은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을 피웁니다.
독서 시간에는 ‘마음이 자라는 책’을 함께 읽습니다.
그리고 한 줄 감상문 대신,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를 합니다.
“너처럼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네가 오해를 풀었을 때 나도 마음이 시원했어.”
아이들의 편지 속에는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따뜻한 언어들이 가득합니다.
아침 인사, 이름 불러주기, 작은 배려 칭찬하기, 마음 나누기, 책 속에서 배우기….
이 모든 건 합쳐서 10분도 안 되지만,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작은 씨앗이 하나씩 심어집니다.
아이들의 인성은 시험 점수처럼 눈에 띄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그 마음씨는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조급해하지 않으려 합니다.
때로는 하루가 힘겹게 끝날 때도 있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지 못한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창밖의 나무를 떠올립니다.
한 계절을 묵묵히 버티며,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그 나무처럼,
교육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말 한마디라도 아이의 마음을 감싸듯 건네고,
작은 행동이라도 아이의 하루를 환하게 밝히고 싶습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에 나갔을 때,
“우리 반에서는 이름을 불러주는 게 따뜻했어”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들어줬어”
이렇게 기억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오늘도 아이들의 마음밭에
조용히 씨앗을 심습니다.
그리고 믿습니다.
그 씨앗은 언젠가,
햇살을 품고 바람을 타며
아름다운 꽃을 피울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