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본능

이성두︱시인᠊수필가


고백하건대 내 평생 살아와도

내 입맛 맞추기만 했지,

아내 입맛 한 번 맞춰 본 적 없다


아내는 내, 먹는 모습 보며 즐거워했고

나는 즐거워하는 아내 모습 보며 먹었다

그런 아내가 인형처럼 누웠다.


밥도 내가 하고 빨래도 내가 한다

내 입맛은 뒤로 두고

아내 입맛만 맞추는데

입맛이 까다로운지 입맛이 없는 건지

어제도 오늘도 도무지 먹질 않는다


나는 속상해하면서 마구 먹는다

나는 미안해하면서 마구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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