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기억을 위하여

이성두︱시인᠊수필가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주방으로 들어섭니다

나는 아내 앞에서 북어를 북북 찢었어요

냄비에 물을 붓고

찢은 북어를 넣었어요


무를 얼마나 넣을까?

소금은 이쯤 하면 돼?

다시다는 얼만큼 넣어? 마늘은?

이것도 물어보고 저것도 물어봅니다


그냥 적당히 끓이면 되는데

굳이 물어봅니다

아내는 아무리 물어도 간 없는 대답입니다

아내는 아무리 물어도 표정이 없습니다


나는 때마다 묻고

아내는 때마다 표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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