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지키시는 것처럼

약속

이성두︱시인᠊수필가


하고픈 것, 갖고픈 것, 먹고픈 것, 온갖 픈 것 다 사르고

오직 가족 위해 바둥바둥 살아왔건만

그 이유만으로 가려움조차 긁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이렇게 멈추어 있는 것입니까


언젠가 멈추는 세월이 있다는 것 알았지만

내 것인지 그대 것인지 피하고만 살았어요

내 눈에 보이는 멈춤이

그대 눈에 보이는 멈춤보다 더 아픈 것은

지난 기억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대 말 한마디 안 해도 슬픔뿐이란 것

그대 눈길 한번 안 줘도 아픔뿐이란 것

이제 내 살갗에 닿는 공기의 감촉만으로도 알아요

생사의 틈에서 사정없이 굳어버린 날

당신 귀에다 약속했던 것처럼

절대로 당신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언제까지나 당신 곁에 내가 있을 거라고

컴컴한 벽에다 하염없이 고백했던 것처럼

오늘도 되새김합니다


당신이 내 옆을 지킨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 곁을 지키시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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