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비 오고 말금

이성두︱시인᠊수필가


아픈 아내는 비 오면 생각 난데요

꼭, 비 오는 날이면 먹고 싶데요


집 인근 시장에 갔습니다

여기저기 이것저것 두리번거리는 물가가

소금 친 미꾸라지처럼 퍼덕 퍼덕이며

튀김은 이미 그릇 밖으로 튀어 나가버렸나

상인을 억울하게 하니 자취가 묘연합니다

배곯음을 알아, 빠트릴 수 없는 이름을 불러봅니다

파전 한 장에 삼천 원!

부추 전 한 장에 삼천 원!

배추 전 한 장에 삼천 원!

순대 오천 원!

한쪽 물지게에서 육천 원!

짬뽕 국물이 소리칩니다

아내의 작은 배는 만선입니다

비는 오는데 아내는 맑음입니다

비가 와도 거실 빨래는 다 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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