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름을 가진 역 안으로 무명의 사람들이 지나간다.
그 안을 걷는 사람들은 서로에게도, 이 장소에도 특별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날짜 없는 시간들이 흐르듯 발걸음도 관성적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는 목적지를 향하고, 누군가는 돌아가는 중이며, 또 누군가는 단순히 이동한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고, 움직임만이 반복된다.
이 역에 남는 것은 이름과 형태뿐이고, 사람들은 모두 스쳐간 흔적으로만 존재한다.
마치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시간 속을 무심히 지나가는 것처럼.
열차는 곧 올 것이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모두는 다시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진다.
Edgar Quinet, Paris,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