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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한자몽 Dec 16. 2019

사건 사고의 힘


큰일을 지나갔다.

아직 지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큰일을 지날 때

일상이 주었던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게 시작했던 하루의 모습,

바쁘건 조용하건 하루를 지내던 내 마음의 한 켠,

먹다 남은 떡으로 알던 집 근처 수목원에 대한 생각,

재미있는 걸 볼 때 웃어낼 수 있다는 것,

웃고 나서 '이거 진짜 웃겨'하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다는 것,

그 즐거움을 누군가에게 공유하는 것,

계획만으로도 들떠 있던 어떤 계절을 맞이하기 위한 여행,

한 사람에 대한 감정과 마음,

당연히 함께 였던 미래.



큰일은 이 당연했던 것들을 흔들고, 이 당연했던 것들을 그립게 하며, 이 당연했던 것들의 힘을 알게 한다.


나는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많이 미워하기도 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진 내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숱한 서러움과 섭섭함을 느끼게 한 존재였다.

그래서 정말 미웠다.

아마 나도 미움을 받았을 거다. 

아마 나도 섭섭함을 느끼게 했을 거다.

원래 미운 마음은 더 잘 통한다고 하지 않았나? 제길.


하지만

내 곁에 있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달라진 마음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서로에게 따스하고 사랑스럽고 상냥한 예쁜 마음이라면 정말 좋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도


곁에 그렇게 당연하게 있다면 좋겠다.


나도 몰랐다.

내가 당연한 걸 이토록 좋아하는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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