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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한자몽 Jan 16. 2021

그래 이제 나랑 같이 가자



재작년인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말도 안돼!!!!!!! 라고 생각했었고,

그의 존재를 부인하며 쫓아내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쯤,

분명 내쫓았던 그는 이제 혼자도 아닌 몇몇의 친구까지 동반해 다시 돌아와 있었다.

재회의 기분은 처음과 같지는 않아 소스라치는 정도는 아니었으나 여전히 난 그 존재를 부정하고 싶었고 달갑지 않았더랬다.


그의 존재에 대해 내 친구들과 가족에게 처음 공개했을 땐,

나의 네 살 어린 여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다지 놀라지도 않는 눈치였다.

대부분 '그치 그럴 수 있지. '하더라.

심지어 나의 엄마는 '그냥 같이 잘 지내봐.'라고 할 정도였다.

 

말도 안 돼 정말.


그리고 현재.

나의 엄마가 인생의 선배로서 망원적 시야를 가졌던 걸까,

내가 그냥 익숙해진 걸까.

그가 꽤나 많은 존재를 차지하고 나앉았음에도

이제 나는 더 이상 재작년의 마음의 아니다.


넌 이미 이곳에 자리를 잡기로 마음을 먹었구나.

내가 아무리 안된다고 내쫓아봐도

넌 이미 그러기로 했구나.

그래 이제 나랑 같이 가자.

너도 나이고, 나도 너인 채로.





#흰머리에대한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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