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처한 아이러니
요며칠 전부터
우리 1번 아가가 얼른 어른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엄마의 생각범위로 상상해 볼 수 있는
그녀의 발언에 대한 근거는 이러하다.
하나)
엄마가 커피를 마실 때 이건 어른이 마시는 거라고 그러는데 나도 그 맛이 궁금하다.
두울)
엄마가 톡톡 얼굴에 두드리는 저 화장이라는 것이 나도 해보고 싶다. 근데 자꾸만 엄마는 어른이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 하면서 나를 감질나게 한다.
세엣)
엄마가 하는 sweet dream의 발음을 나도 갖고싶다. (자기는 발음이 어려서 잘 안되는 거고 엄마가 하는 건 엄청 멋지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것의 현실은그냥 상상에 맡기겠다.)
등등의 이유들로
그녀는 얼른 이 제약 많은 네살의 인생을 훌쩍 넘어
어른이 되겠다고 하는 듯 하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나는 네가 되고 싶은데 말이다.
뭐든 귀엽고, 용서될 수 있는,
어떤 사람도 될 수 있고,
되리라 상상하며 기대에 찰 수 있는,
작은 성취에도 무한 찬사를 받을 수 있는,
나는 네가 부럽다.
그런데 나도 어쩌면
뭐든 귀엽고 용서될 순 없겠지만
아직은 나도
어떤 사람도 될 수 있고,
되리라 상상하며 기대에 찰 수 있지는 않을까?
나의 작은 그녀가 모르고 있는 것처럼
나도 그렇게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모르는일이다.
우리 안의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