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날 물들인 너로 아른거려

더보이즈 – Butterfly(몽중)

by 끼라

최근에 새로운 차애가 생겼다. 더보이즈의 메인댄서 ‘큐’다. 큐는 2018년 디스패치에서 남자 아이돌그룹의 메인댄서들을 모아 이런저런 콘텐츠를 선보였던 ‘메댄즈’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 나는 세븐틴의 호시를 보기 위해 메댄즈를 본 것이었으므로 큐에겐 별 관심이 없었다. (큐뿐만 아니라 호시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의 분량은 거의 다 스킵했다.) 이렇듯 내가 큐를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것도 아닌데, 올해 7월 말쯤 예상치도 못한 데서 뜬금없이 그에게 덕통사고를 당해 입덕을 인정해야만 했다.


떡볶이 먹는 큐 - 사심을 담아 소개하는 내 입덕 영상이다...^^ 어휴 귀여워


요즘 열심히 더보이즈의 노래를 듣고 영상을 찾아보며 느낀 게 하나 있다. ‘이 사람이 내 인생의 마지막 아이돌’이라 함부로 단정 지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도 진심으로 내 인생에 엔시티가 마지막 아이돌일 줄 알았다. 그러나 또다시 새로운 아이돌에게 갖다 치인 뒤로 나는 생각보다 내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 넘쳐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정말이지 덕통사고는 어느 순간에 어떻게 당하게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더보이즈는 지난 2020년 M.NET에서 방영했던 남자 아이돌그룹 경연 프로그램인 <로드 투 킹덤>의 우승팀이다. 친한 친구들이 그 프로그램의 열혈 시청자이자 더보이즈의 팬이어서 나도 덩달아 그들의 무대를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11인조 다인원 그룹이 선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의 강점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매회 무대를 장악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무대를 잘하는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팀이었다.


더보이즈는 데뷔 초반에는 소년미가 느껴지는 에너지 넘치는 곡들 위주로 활동했지만, 연차가 어느 정도 찬 후에는 <The stealer>나 <Reveal>처럼 퍼포머로서의 매력이 돋보이면서 남성적인 섹시함을 어필하는 곡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해 활동해왔다. 하지만 이처럼 카리스마 있고 다크한 곡 외에도 앨범 수록곡 중에는 다양한 장르의 명곡이 많다. 오늘 소개할 나의 더보이즈 최애곡은 싱글 2집 앨범 ‘Bloom Bloom’ 두 번째 트랙곡 <Butterfly(몽중)>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38IcZbDa0Hc

Special Clip: THE BOYZ(더보이즈) _ Butterfly (몽중)

대개 <Butterfly>라는 제목을 가진 곡들은, 신기하게도 다 좋다. 더보이즈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지드래곤, 케이윌, 오마이걸, 이달의 소녀, f(x), 아스트로 등 많은 가수들의 앨범에 <Butterfly>라는 동명이곡(同名異曲)이 있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좋은 노래들이다. ‘나비’는 필승의 주제인 것일까? 아무튼 그중에서도 나는 더보이즈 곡을 가장 자주 듣는다.


이 곡은 따뜻한 질감의 악기를 R&B의 방식으로 표현한 곡*으로, 유연하게 흘러가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더보이즈 멤버들의 나른하고 감미로운 팔세토 창법이 돋보이는 곡이다. 팔세토 창법이 무엇인가 찾아보니 흔히 ‘가성’으로 부르는 창법을 ‘팔세토’라 하는 것 같다. 지난번 소개했던 온앤오프의 <첫 사랑의 법칙>처럼 <Butterfly>도 마찬가지로 사계절 내내 들어도 좋을 곡이다. 또한 이 곡 역시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R&B 발라드 장르여서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듣는 이의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주기에 나는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새벽에 즐겨 듣는다.


<Butterfly>는 다른 곡들처럼 사운드가 풍부하진 않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담백하게 들을 수 있고, 사실 더보이즈 멤버들의 보컬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도가 높은 곡이라 할 수 있다. 더보이즈의 보컬 멤버인 상연, 현재, 케빈의 파트도 완벽하지만, 특히 메인보컬 멤버인 ‘뉴’의 음색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위의 영상의 01:02~)

뉴의 음색과 이 곡은 거의 물아일체(?) 수준이다. 더보이즈 소속사인 크래커가 뉴의 음색을 자랑하기 위해 만든 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보다시피 뉴의 음색은 깔끔하면서도 화사하고, 수려하면서도 화려한, 매력적이고 세련된 톤을 자랑하는데 심지어 메인보컬로서의 역량도 무척 뛰어나서 언제나 더보이즈 노래의 퀄리티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Special Clip] 더보이즈 (THE BOYZ) - 우선순위 (런 온 OST Part.7) | THE BOYZ – Priority


<우선순위>라는 곡은 현재, 뉴, 선우가 참여한 곡이다. 현재의 보컬과도 물론 잘 어울리는 곡이지만 뉴의 음색을 더욱 선명히 들을 수 있는 곡이라 소개해본다. 이 노래는 <Butterfly>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더보이즈의 매 앨범마다 항상 꿈과 관련된 노래가 들어 있는데 이를 ‘몽(夢) 시리즈’라고 한다. <Butterfly>역시 몽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각각의 노래들을 순서대로 들어보면 스토리텔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매순으로 ‘자각몽(Lucid Dream), Daydream, Wings(胡蝶夢), Butterfly(몽중), Nightmares(黑花)’이다.


THE BOYZ(더보이즈) _ LUCID DREAM - DAYDREAM - WINGS - BUTTERFLY | 2020 THE BOYZ ONLINE CONCERT [RE:AL]


자각몽(Lucid Dream)

해가 떠도 아직은 눈을 뜨지 마 너로 찬 꿈에 머물러

널 품에 안을 테니까 눈 뜨지 마


Daydream

너와 내가 아름다웠던 거기서 다시 만나


Wings(胡蝶夢)

조금 더 Step Step Step 나비처럼 난 조심스레 다가가, 또다시 밀려나

겁도 없이 또 너란 몽환에 취했던

눈부신 그 순간 마침내 널 꽉 안아


Butterfly(몽중)

Hey girl 눈을 떠

마주 닿았던 입술을 뗀 순간

좀 더 선명하게 눈부신 오늘이 시작될 거야


향기로운 꽃잎 사이를 너와 날아다녀

너라면 어디든 더는 상관없어


Nightmares(黑花)

더 깊은 밤이 우릴 반기던 순간에 숨 막히게 잠기던

감각이 가시처럼 날 파고들어 매일 밤 각인시켜 내게 널

독처럼 번져 내 맘 더 깊이 세뇌된 채로 매달리겠지


위의 가사에서 알 수 있듯 다섯 곡은 각각 꿈의 안과 밖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다섯 곡 모두 흔치 않은 분위기의 명곡들이다. 참고로 마지막 곡인 Nightmares는 부제가 ‘흑화’인 만큼 앞의 네 곡들과는 완전히 상반된 어두운 분위기의 곡이다. 어찌됐든 이 다섯 곡은 더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 이어지는 스토리에 집중해 몽 시리즈 곡들을 연달아 들어보길 추천한다.



*Bloom Bloom 앨범 소개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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