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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희 Dec 17. 2022

지금 가는 길이 정말 괜찮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2011년 졸업을 앞둔 중학생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교감, 아버지는 독서실을 하시며 수학을 가르치셨고, 어머니는 공무원, 형은 전교권 성적을 가진 교사 지망생. 교육자, 공직자 집안에서 자란 저에게 공부는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었고 흥미가 적었던 만큼 반에서 중간을 겨우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형을 따라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하면 하위권으로 떨어질 것이 분명했지만 환경에 적응되고 인생에 대해 직접적으로 선택한 경험이 없는 저는 당연하게도 '인문계를 진학해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했던 한 마디.


"인문계 가서 바닥칠 거면 내신 낮은 학교라도 가서 올라갈 생각을 해."


저는 별 다른 생각 없이 당연히 인문계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한 마디로 저는 농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고, 정말 많은 것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식 날, 교장선생님이 저를 단상으로 부르셨는데 이유를 몰랐던 저는 뜻밖에도 장학금을 받게 됩니다. 입학 전 치렀던 배치고사에서 같은 과 전문계 학생들 중 1등을 했다는 거죠. (나중에 알게 된 건 제대로 풀지도 않은 학생도 많았다고 합니다.)


몇 달 전 반에서 중간 유지하는 성격 괜찮은 평범한 학생에서 갑자기 반에서 1등을 하는 학생이 돼버리고 맙니다. 선생님들이 이뻐해 주셨고 저는 선생님들이 잘해주시다 보니 수업 참여도가 올랐습니다. 이때 싫어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 스스로를 집에 공부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 특이 케이스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편견이 조금 깨졌죠.


그렇게 학교를 다니다 문득 선생님에 권유로 전국 농업계 학생회 조직에 가입하게 되고 얼떨결에 영농학생회 회장이 되어버립니다.


그때부터 정말 많은 게 바뀝니다. 대회도 나가고 각 농업계 학교 회장만 갈 수 있는 수련회도 참석하며 리더십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조직 회의도 참석하게 되었죠.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몰랐습니다. 이게 스펙이 될 줄은요.


대학을 준비하면서 보니 3년 평균 내신이 1.9, 도서부 활동 3년, 전국구 조직 학교 회장, 리더십 프로그램 이수, 농업 선진국 해외연수 참여까지요.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았는데 대입 때 쓸 수 있는 게 많았습니다. 저는 스스로 스펙이 괜찮다는 착각에 빠져 면접 100%인 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고 수시 1~5 지망을 다 떨어지고 마지막 보험으로 쓴 학교에 겨우 추가 합격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저는 국립대 농과에 진학하게 되는데 고등학교 시절의 활동이 즐거웠던 것은 맞지만 오히려 전공과목을 수강하면서 흥미를 크게 잃게 됩니다. 3년 간 농업을 공부했는데 전공은 대부분 과학으로 비중이 높았고 과 학부생들은 대부분 이과 출신이기 때문에 기본이 부족한 저만 진도를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과학을 고1 때 공통으로 한 학기만 배우고 농업 전공과목들을 배웠거든요. (원소기호도 제대로 배우지 않았는데 첫 전공이 생화학이라니요)


그래도 열심히 공부를 해서 B 학점을 겨우 맞추고 국가장학금 신청에 성공했지만 전공이 누적되고 심화과정이 나오면서 따라가는 게 점점 벅차게 되었죠. 그러다 문득 교양 학점을 채우려 이수한 마케팅과 창업에 푹 빠지게 됩니다. 그 후 관련 과목을 싹 다 이수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온라인 유통을 공부하고 싶어 사업자를 내고 스마트 스토어 창업을 합니다. 그 당시 돈에 대해 관심이 없던 저는 공부와 탐구의 목적이 강했기에 5개월 정도 운영을 하다가 복학하면서 폐업을 합니다.(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까워요)


그리고 지금 첫 직장을 퇴사한 후 프리랜서로 다시 사업을 준비하고 디지털 크리에이터로 콘텐츠를 생산하며 이렇게 글도 쓰고 있습니다. 첫 직장에서 성공적으로 큰 성과를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돈과 경제, 자본주의와 영업을 깊게 배울 수 있었고 이렇게 '브랜딩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당장의 현실로 보이는 부정적인 관점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습니다. 부정은 부정을, 긍정은 긍정을 만들어 냅니다. 위에서 얘기 한 내용 중 제가 처음부터 원해서 시작한 것은 없었지만 그 안에서 제가 원하는 것을 찾게 되었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퇴사를 선택했음에도 긍정에 가득 찼고 도전을 시작합니다.


수많은 부자들이 과거로 돌아가서 천만 원의 현금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공부와 경험을 위해 돈을 쓰겠다' 라고 대답합니다.


어린 사업가는 말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과 실행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고. 지금 이 길이 그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 이어도 상관없습니다. 경험은 수많은 가지를 뻗어 나가게 하는 양분이니까요.


'지금 가는 길이 정말 괜찮을까?'


괜찮을 거예요.

다만 정체되지 마세요.


다양한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찾으세요. 그리고 꿈을 키우고 현실로 가지고 오세요. 공부하고 계획하는 거죠.


시간이 부족하시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방향이 중요합니다.


'내가 잘 살기 위해 이걸 도전할 거야' 도 좋습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한다면 좋아하는 일로 시작하세요. 그래야 퇴근 후 영화 한 편 보는 것처럼 편하니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주말을 쉽니다. 영업을 하던 저는 그 당시 주 7일을 일했습니다. 주말에 고객들과 미팅을 잡는 게 수월했으니까요. 평일 오전, 낮에는 사무 업무를, 사람들이 퇴근하는 시간에는 밖으로 나가 미팅을 했습니다.


저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는 않았죠? 그래도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다가 도전하고 싶은 방향을 찾게 됩니다. 너무 재밌을 것 같았어요.


'돈도 벌고 싶고 내 이야기도 하고 싶다'

이거 하나만으로 저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SNS 콘텐츠 제작자가 되었습니다.


걱정하세요.

다만 긍정적으로 걱정하세요. 스스로를 좀 먹는 부정적인 걱정이 아니라면, 여러분이 하고 있는 고민은 미래를 더 계획적이고 꿈에 가깝게 만들 테니까요.


꿈이 많았던 저에게 누군가 몽상가라고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꿈을 계획하고 현실로 가지고 오는 지금 저는 몽상가가 아닌 사업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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