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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탐구가 Mar 03. 2019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발뮤다' 창업자 테라오 겐

책을 읽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며 리뷰 쓰는 것을 좋아한다.

이 책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역시 재미있게 읽고, 인스타와 블로그에 리뷰를 남겼다.

하지만, 다시 한번 브런치에 새롭게 작성해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껴 노트북 앞에 앉았다. 


내가 필요성을 느낀 이유는 이 책을 두 가지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서다. 

첫 번째는 테라오 겐의 인생 개척 정신, 두 번째는 발뮤다의 마케팅적 인사이트이다. 


우선 테라오 겐의 인생을 한번 보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남겨진 보험금으로 세계 여행을 떠난다. 

그의 아버지는 공항에서 


"황야로 향해라!"


라고 거침없이 말씀하시며, 어린 아들의 여행을 응원한다.

아버지도 속으로는 분명 '저 어린놈이 잘할 수 있을까? 괜한 것을 시킨 건 아닐까?' 하고 걱정하셨을게 분명하다. 하지만 아들이 약해지지 않게 강한 어조로 말씀하셨으리라 본다. 


테라오 겐은 어찌 보면 시작부터 일반적인 또래의 삶과는 다른 길로 향했다.

그런 판단을 내리는 스스로도 보통은 아니고, 그 길을 또 응원해주는 아버지 역시 대인이라고 본다. 


여행 중 음악에 심취하고, 기타를 만지면서 그의 재능은 음악에 있다고 스스로 확신한다.

귀국하여 록밴드를 결성하고, 수차례 공연도 하고 음반도 준비해보지만 계속해서 잘 안 풀리고, 자존감도 낮아지는 시간이 계속된다. 


연예 기획사의 재정이 악화되어 혼신의 힘을 다한 음반 발매가 실패로 돌아가며, 테라오 겐은 서서히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천재가 아니며, 동료들을 너무나 막대하며 혼자의 꿈을 위해 다그치며 달려왔던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인생은 쉽지가 않다.  뜻대로 안 된다. 

음악 하나만 보고, 성공을 위해 달려왔던 자존심 강한 청년은 보기 좋게 나락으로 떨어졌다. 스스로도 매우 굴욕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죽으란 법 또한 없다.

그에게는 늘 그를 믿어주는 아내가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아내의 집에 있던 디자인 잡지를 우연히 펼쳤다가 새로운 꿈을 갖게 되는 순간을 맞는다. 그는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날 우연히 넘겨본 잡지에 펼쳐진 건축, 인테리어, 그리고 그에 관련된 소품의 세계가 아름다웠다. 독특했고, 시대를 개척해나가려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나도 그 세계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책 182p 인용)


테라오 겐도 그랬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가끔씩 찾아온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선, 계속 고민해야 하고 또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 이후 가까스로 '발뮤다'를 창업하여, 노트북 냉각 스탠드(x-base), LED 스탠드를 만들어내고 결국 일본을 놀라게 한 선풍기 Greenfan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충분히 눈물겨웠고, 나도 벅차올라옴을 느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선풍기 바람을 연구하기 위해, 유체역학 책을 몇 권 찾아서 읽는 열정이었다.

정말 생소한 분야이고 매우 난해한 이론들이었을 텐데 스스로 돌파하는 자세는 정말 배울만 했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언제나, 누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가 가진 것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건 틀린 생각이다. 아무리 내게 불리한 상황이라 해도 역전할 기회는 늘 있다. 할 수 없을 때도 있지만, 할 수 있을 때도 있다. 그리고 나는 내 인생 전부를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역전할 수 있었다. 



                                                     [발뮤다 Greenfan : google 이미지 검색]


두 번째 관점으로, 발뮤다의 마케팅적 인사이트를 생각해 본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테라오 겐은 이루고자 하는 일에 기반하여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사업이라는 수단을 선택했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부자가 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애플과 파타고니아(patagonia)를 예로 들며 그 기업의 창업자 정신을 언급한다. 


보통 우리가 제품을 기획할 때, 시장을 분석하고, 경쟁자를 분석하고, 타깃 고객을 설정하여 제품을 개발한다.

그런데 그는 전적으로 그의 열정을 기반으로 했다.

해보고 싶다, 이 것은 반드시 고객이 사줄 거라는 확신 아니 직감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었다.


발뮤다 선풍기 Greenfan을 보자.

가격이 한화로 3-40만 원대이다. 선풍기 치고는 정말 비싼 가격이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선풍기 주제에 왜 이렇게 비싸?'라는 말이 분명히 나온다.


하지만 Greenfan은 보기 좋게 시장에서 성공했다.

그 차별성, 즉 '가치'를 내가 느낀 대로 분석해본다. 

첫째, 바람이 다르다.

일반적인 선풍기는 바람의 세기는 셀지 몰라도, 그 바람 앞에 오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거북함이 밀려온다. 대부분은 공감할 것이다. 그 점에 집중했다. 우리가 산행을 하다가, 갑자기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다. 테라오 겐은 그 '산들바람' 자연풍에 집중했다. 누가 맞아도 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바람.

그리고 일반 선풍기와 작동 원리가 다르다 보니, 그 기분 좋은 바람이 더 멀리까지 닿는다는 것은 충분히 고객들에게 혁신으로 느껴질 수 있었다. 


둘째, 디자인이 단순하지만 매력적이다.

조잡한 느낌이 전혀 없고, 전후좌우 어디에서 보아도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다. 색상도 블랙 또는 화이트로 단색으로 어느 공간에서나 조화가 잘 된다. 가격을 떠나서 심미안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에게는 분명 구매 포인트로 다가갔을 것이다. 


가격이 30만 원이 넘는 선풍기가 대히트를 치며, 발뮤다를 세상에 알렸다.

또 한 번 느낀다. 마케팅은 정답이 없다.

결국엔 '고객 가치'인 것이다. 싸다고 잘 팔리는 것도, 비싸다고 안 팔리는 것이 아니다.

그 상품이 고객에게 어떤 효과적인 차별성이 있는가, 어떤 가치를 제공해 주는지가 중요하다.

비싸더라도 고객이 진정 효용성을 느끼면 상품은 팔리게 되어 있다. 

테라오 겐의 발뮤다 상품들은 그 가치를 안 것이다.


발뮤다의 지속적인 발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인용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우리는 불가능을 논할 수 없다. 아직 시도해 보지 않은 방법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결과는 실패로 끝날 수도 있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Terao Gen : google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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