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진 방에 스물네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며 여러 개의 촛대에 불을 붙였다. 활활 타오르더만, 숨 한 번에 금방 꺼지고는 죽어버렸다. 모진 세상이라며 울었었고 감탄과 함께 동그레진 눈을 만든 순간들을 촛대에게 팔아넘겼다. 축하한다는 말이 더 이상 와닿지 않는다. 그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촛대도 그렇듯, 세상의 모든 것은 숨 한 번에 생을 마감한다. 이 세상은 처음과 끝이 똑같은 것 같다. 참 단순하다. 심지로 시작해 바닥에 닿고, 타기 시작해 녹아버린다. 분위기 덕에 조금 무거워진 공기가 케이크를 잘라 나에게 건넸다. 모질게 자르고 가루가 사방으로 튀었는데도, 케이크는 고맙다고 전한다.
맛은 평범했지만, 방바닥이 따뜻했던 터라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가 초침을 넘어서고 있었다. 잠을 잘 시간이라기보다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보라는 것 같았다.
후. 숨을 내뱉어 세 개의 촛불 중 하나를 껐다. 재미있었을 거야, 행복했을 거야. 케이크의 단맛이 나를 위로해준다. 작년 생일날 나를 위해 쓴 편지를 나머지 촛불 하나와 함께 태워버렸다. 사실 과거의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모쪼록 행복하고 더 이상 아프지 말라는 말은 전해두었을 것이다. 선견지명처럼 보였지만, 내가 전한 덕담은 모두 피해갔다.
내년의 나를 기억할 수 있게, 깊은 숨을 내뱉어 나지막이 방을 버티던 마지막 촛불을 껐다. 하루의 막은 태양이 무너짐과 함께 다가왔고, 춥다는 변명으로 문을 굳게 닫았다. 촛대의 멜랑콜리한 향이 방 안 구석구석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나의 일 년을 방 안에 채우고 싶었다.
촛대 하나당 나의 일 년을 한눈팔아버리곤, 연기는 금방 빠져버린다. 내년의 나를 기다리면서, 모진 세상에 울고 감탄하며 동그레진 눈을 만든 순간들이 무너져가는 천장에 매달려 조각조각 나뉘어 나에게 떨어진다. 양팔을 벌려 잠과 함께 모든 것을 껴안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