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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일기 Apr 27. 2022

외로운 길에 답이 있다

외로움과 싸우며 살아남는 방법

고백한다. 나는 늘 외로웠다.


태어난 이래로 난 늘 외로웠던 것 같다. 학창시절엔 늘 마음 맞는 친구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었고, 성인이 된 이후로도 쭉 그랬다. 장녀로서 늘 책임감을 가져야 했던 것도, 지옥까지 떨어졌다 겨우 다시 회생 중인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과정도, 오롯이 나 혼자였다. 왠지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외로움이 가득찬 내 마음을 열어 보이는게 쉽지는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때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상하리만치 쉽게 마음을 열고, 괜히 마음을 다치는 일들도 있었다.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외로움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아무리 곁에 사람들이 있어도 늘 벼랑 끝에 혼자 서있는 느낌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는 누군가에게 온전히 이해받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를 100% 뼛속 깊이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지 못했으니 그런 존재가 되어주지 못했다고 타인을 탓할 일은 결코 아니다.



나의 인간관계는 삽질의 역사였다


한 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사실은 나를 쉴새없이 평가하고 저울질 하고 있었던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받기도 했고, 친구라 생각했으나 사실은 그게 아니라 나를 경쟁자로 의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관계가 끊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나를 부당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당당히 맞서지 못하고 끝까지 웃으며 좋은 사람으로 남고싶어 했던 어리석은 시절의 흑역사는 그리 꽤 오랜 일도 아니다.  


그렇게 인간관계에서 수많은 삽질을 하다보니, 나는 나의 이 텅 빈 가슴을 결코 사람으로 채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과 잘 지낼 필요도 없고,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니, 애초에 사람들과 꼭 잘 지내려고 노력할 필요 자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온전히 채울 수 있는 건 오롯이 나 자신 뿐이기 때문이다. 



마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스스로가 온전히 채워야 하는 것


어느 건강의학 프로그램에서 한 의사가 "우리가 배가 고프다고 느끼는 경우의 상당수가 사실은 허기진 것이 아니라 목이 마른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나는 이것을 듣고 꽤 충격을 받았었는데, 사실 이러한 원리는 신체의 가짜 배고픔 뿐 아니라 마음의 배고픔에도 해당된다. 내 스스로가 나를 채우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들을 통해 채울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이 고픈게 아니라 나의 본질을 채우고 싶은 갈증이다. 마음은, 다른 누구로부터가 아닌 내 스스로 온전히 채워지기를 원하고 있다. 나도 한 때 이런 착각에 빠져 외롭고 힘들때 누군가에게 의지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그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었다.



외로운 그 길에 인생의 답이 있다


그렇게 삽질을 거듭한 끝에, 나는 언젠가부터 외로움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인간이고, 고로 외롭다.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은 외롭다. 우리 모두는 아무리 비슷해 보여도 각자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그 외로움을 벗삼아 걷는 길에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답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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