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은 나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영화 <버닝>은 곧고, 적나라하고, 아름답다.

by 스눕피

영화 <버닝>을 보면서 떠올랐던 순간의 감상을 여기에 옮긴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 실로 오랜만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왜 작가가 되고 싶냐고 물었을 때, 그저 무언가를 ‘간절히’ 쓰고 싶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면 나는 그 정직하고 순수한 대답에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나는 인생의 선택을 멋지게 설명하려는 강박이 만들어낸 소위 ‘그럴 듯한 이유’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대개 ‘나중에’ 만들어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 인생은 수수께끼처럼 쉽게 알 수가 없고, 드라마처럼 수많은 사연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걸 모르는 바보는 없다. 이창동 감독은 인생을 '수수께끼'와 '드라마'라는 진부한 것들에 직접 비유한다. 그걸 모르는 바보는 진짜로 없기 때문이다. 이창동에게 진부한 비유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표현의 방법일 뿐이니까.


- 영화는 나의 몸을 만져달라는 영화의 일방적 외침으로 시작하여 서로의 몸을 뜨겁게 만지고 지지는 두 주인공의 몸짓을 보며 불타오르는 관객의 마음 속 외침과 함께 끝을 맺는다.


-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것은 결코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축복이고 건강이다. 진짜 문제는 인생을 조금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따분해하는 태도에 있다. 그것은 죄악이고 파멸이다.


- 우리가 올려다보며 궁금해하는 저기 저 위의 '불빛' 속에는 우리를 내려다보며 비릿한 미소를 내비치는 대한민국의 개츠비들이 득시글거린다. 그러나,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조급해하거나 부러워하지 말자. 우리는 우리 존재의 고유한 가치를 찾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니까. 이창동 감독은 아마 그런 이야기를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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