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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May 17. 2019

요즘 괜찮은 미국 힙합을 묻거든 이 앨범을 권하라.

DJ KHALED디제이 칼리드 <Father of Asahd>

(출처: Genius)


이 세상 어떤 아버지라고 지 새끼가 귀엽고 예쁘지 않을까마는, 이 양반의 열정은 정말이지 알아줘야 한다. 아들 사랑 세계 선수권 대회 같은 것이 만일 존재한다면 ‘정열상’ 정도는 가볍게 손에 쥐어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비단 아들 사랑에 국한할 필요도 없다. 인생을 대하는 총체적인 태도 자체가 사랑과 열정 그리고 정열로 가득하여 날숨 한 번만 더 때려 넣으면 곧 터져버릴지도 모를 풍선처럼 위태롭다. 너무 멀리 살고 있어서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눠보진 못했지만, 몇 년 동안 나 홀로 그의 개인 소셜 미디어와 인터뷰 영상 등을 훔쳐보며 친해졌더니 그의 본성적 기질은 딱 한 단어로 정리가 가능하더라. ‘관종’


디제이 칼리드의 11번째 스튜디오 앨범이 공개됐다. 제목은 <Father of Asahd>인데, 참고로 그의 아들 이름이 Asahd이다. 가장의 이름으로 너희들의 귀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담은 걸까. 앨범 참여 아티스트들이 속된 말로 ‘개사기’에 가깝다. 도대체 이 귀하신 분들을 어떻게 한 자리로 모았단 말인가. 쉽게 말해 ‘드레이크’랑 ‘방탄소년단’ 빼고 다 있다. 그의 옛 히트곡 말마따나 정말이지 All I do is win win win no matter what의 마인드로 무장한 듯하다.


앨범은 미국 메인스트림 힙합 음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적절히 반죽해 시간차 공격을 가하듯 세차게 뜯어 던진다. 그것들은 쫀득한 수제비처럼 착착 감긴다. 자주 트렌디하고 가끔 토속적이며 계속 가슴을 뛰게 한다. 솔직히 말해 모든 트랙이 다 미쳤다. 내 귀의 기억이 맞다면 가히 '2018년의 프로듀서'라고 부를 만한 프로듀서 Tay Keith의 시그니처 태그가 두어 번 흐른 듯한데, 그 두 곡이 계속 귀에 머문다. Tay Keith가 남은 2019년의 미국 힙합 씬을 대단히 뜨겁게 달굴 것을 예견하는 앨범으로서도 의미가 깊겠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존 레전드와 닙시 허슬의 조합은 정말이지 ‘개대박’이다. 둘의 모습을 라이브로는 절대 볼 수 없다는 현실이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다.


* 프런트 이미지 출처: Wireless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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