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신을 칭송하며.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그것을 잘 표현해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뮤지션 윤종신에게 어떤 경외감마저 들곤 한다. 그의 가사는 독보적이다. 생각은 구체적이고 언어에는 한계가 없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기회를 잘 포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번 온 기회를 잘 잡을 수 있다는 말은 곧 영감의 끈을 붙잡고 늘어져 그것을 버젓한 결과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포괄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생활 밀착형 가사는 그렇게 탄생하는 것일까.
라디오스타에서 윤종신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말을 꺼내고, 그걸로 웃음의 상황을 만들어 끝내 사람을 웃긴다. 거개의 경우, 군더더기를 말하는 사람은 조금 짜증 나는 법인데, 윤종신은 군더더기로 사람을 웃게 만든다. 때로는 허탈함으로 때로는 비범함으로. 누구나 머리로 생각하지만, 누구도 쉽게 웃길 시도를 하지 않는 게스트의 사소한 말실수나 추임새에 집중하는 것이다(아, 가끔 윤종신을 보면 그가 진짜 천재가 아닐까 싶은 거다.)
가수 구하라가 부르는 '여자이니까'를 감미로운 척 들어주던 그의 얼굴을 떠올리면 자꾸 웃음이 난다. 입이 얼마나 근질근질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