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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Jul 30. 2019

20년 차 힙찔이의 화요 힙합 음악 추천

(2) 7/30 화요일, Warren G 그리고 Juicy J


첫 번째 추천곡은 올해로 (한국 나이) 오십을 돌파한 아재 Warren G워렌지의 세기말 앨범 <I Want It All>(1999)의 타이틀 곡 'I Want It All'입니다. 워렌지는 몇 년 전 방탄소년단의 RM(구 랩 몬스터)과 함께 노래를 하나 발표하면서 그를 전혀 모르던 사람들에게도 이름을 조금 알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힙합에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헤드폰으로 더 유명한 전설적인 래퍼이자 프로듀서 Dr.Dre의 이복형제인 워렌지는 90년대 전성기를 구가한 미국 웨스트코스트의 갱스터 펑크(Gangsta-Funk, 줄여서 G-Funk)를 선도한 대표적인 래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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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지만) 추천곡은 워렌지의 3번째 정규 앨범 5번 트랙 <I Want It All>입니다. 마음 같아선 위 앨범의 전곡을 추천드리고 싶은데요, 힙합 입문자도 쉽게 빠져들 수 있는 릴랙스하고 편안한 느낌의 곡을 꼽자니 이 곡이 아주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간의 끝없는 물질적 욕심, 하지만 그것들로부터 휘둘리지 않겠다며 워렌지 그리고 피처링에 참여한 동료 래퍼 Mack 10이 개-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노래입니다. 다음과 같은 유물론적 깨달음을 담은 가사를 한번 보세요. 환장합니다.

"You know, cuz this world is built on material thangs."

"I want it all; money, fast cars, diamond rings, gold chains and champagne. Shit, everydamn thing.
I want it all; houses, expenses, my own business, a truck, hmm, and a couple o' Benz's.
I want it all; brand new socks and drawls, And I'm ballin everytime I stop and talk to y'all. I want it all, all, all, all. I want it all, all, all, all, all."


그런데 오랜만에 이 노래의 가사를 쭉 보고 있으려니 문득 그룹 빅뱅의 신인 시절 노래 'Dirty Cash'가 생각나더군요. 없으면 없는 대로 행복하게 살자던 그들은 지금 뭘 하고 있습니까? 간교하고 더럽고 방탕하게 놀던 죗값을 달게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련의 사건사고를 지켜보고도 빅뱅의 멤버 탑의 소집 해제 공간에 모인 열성팬들의 모습은 충격과 공포의 TWO THUMBS UP이었습니다. 사람이란 무릇 하루라도 빨리 유명해지고 볼 일인 듯합니다. 미국 힙합 음악 추천하다가 갑자기 빅뱅 얘기를 꺼내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Warren G의 'I Want It All' 꼭 들어보시고, 같은 앨범의 'Dope Beat'라는 곡도 한번 들어보세요. 꽤 괜찮습니다.






두 번째 추천곡은 올해로 (한국 나이) 마흔다섯을 돌파한 아재 Juicy J쥬시제이의 노래를 꼽아 보았습니다. Juicy J는 역사적인 서던 힙합 그룹인 Three 6 Mafia의 창립 멤버인데요, 우리에겐 See You Again이라는 노래로 유명한 래퍼 Wiz Khalifa가 수장으로 있는 Taylor Gang Records에 2011년 말 새로운 둥지를 틀고 솔로 앨범 작업에 들어가 2013년 8월, 3번째 정규앨범 <Stay Trippy>(2013)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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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곡은 위 앨범의 15번 트랙 'Scholarship'입니다. 앨범은 그 자체로 '트랩 뮤직'이란 어떤 건지 확실히 정의 내리고 있는데요, 미국의 어떤 평론가는 앨범 <Stay Trippy>를 두고 지나친 쾌락주의와 무분별함에 쏠려 있는 앨범이라 평했고, 다른 평론가는 가사는 중요치 않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크게 틀었을 때 의미가 있는 힙합 앨범이 있는데, 이 앨범이 바로 그런 종류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 앨범 수록곡들의 노래 가사는 앨범 제목이 암시하듯 몽롱하고 쾌한 환각적 도취의 순간과 어울리는 각종 저질 표현들로 중무장하고 있습니다(궁금하신 분들은 전부 찾아들어보세요, 하지만 가사 말고 오직 비트와 멜로디에만 집중하면 진짜 신나서 까무러칩니다). 오늘의 추천곡 <Scholarship>도 마찬가지인데요, 내 앞에서 엉덩이를 잘 흔들면(Keep Twerking Baby) 오늘이 끝나기 전에 대학 등록금을 벌어갈 수 있을 거라며 허세를 부리는 단순 무식한 곡입니다. 강조하자면 추천곡 <Scholarship>을 비롯해 위 앨범의 노래들은 가사에 집중하기보다는 이 세상의 주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순간에 자동차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올리고 창문은 모조리 다 내린 채로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접촉 사고 조심하시고요. D와 R 구분 잘하시고요. 엑셀과 브레이크도 잘 확인하시고요.


다음 주 화요일 오전에 다른 추천곡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프런트 이미지 출처: Rolling St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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