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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Aug 06. 2019

20년 차 힙찔이의 화요 힙합 음악 추천

(3) 8/6 화요일, Drake 그리고 Teeflii


오늘의 첫 번째 추천곡은 말이 필요 없는 이 시대 최고의 래퍼 Drake드레이크의 'How Bout Now'입니다. 이 곡은 본래 2014년 발매 앨범인 <6 god>의 수록곡인데요, 지난주 8월 2일에 드레이크가 <Care Package>라는 스페셜 앨범을 발매하면서 이 노래를 다시 한번 공개했습니다. 원래 다른 가수의 노래를 첫 번째 추천곡으로 정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지난 금요일에 잊고 지내던 드레이크의 노래 'How Bout Now'를 다시 듣고는 그의 갓 나온 인절미처럼 찰진 플로우와 독보적인 노랩(마치 노래 부르듯 랩을 뽑아내는 스킬을 두고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누군가 먼저 사용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것도 저작권이 있나요?) 그리고 귀엽고 찌질-미 넘치는 가사 때문에 돌아버릴 것 같아서 급선회를 결정하였습니다.



앨범 6 god(출처: Spotify)



앨범 Care Package(출처: Genius)


음,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누군가 힙합 음악을 하나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드레이크의 어떤 노래를 소개하는 건 일종의 반칙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요. 왜냐하면 그의 얼굴(특히 웃을 때)과 목소리에 일단 한번 빠져들고 나면 다른 래퍼들의 존재가 잘 생각나지 않고요, 트렌디한 대중성과 마니악한 독창성을 정확히 5:5의 비율로 가지고 있는 드레이크의 완벽하게 균형 잡힌 음악은 고막에 기분 좋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더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이에요(대적자가 거의 없는 것이죠). 또 말이 길어지네요.

오늘의 추천곡 'How Bout Now'에 대해 바로 짧게 설명드릴게요. 뜨고 나더니 변했다며 자기를 가지고 논 거냐고 짜증내는 옛 여인의 목소리가 인트로로 깔리면서 음악은 시작됩니다. 이에 드레이크는 그녀와 얽힌 과거사를 하나하나 풀어 재끼는데요, 그것이 곡 'How Bout Now'의 모든 것입니다. 드레이크가 감정을 담아 던지는 래핑이 정말 일품인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드레이크는 본래 아역 배우 출신입니다.



"야, 나 너 때문에 다른 여자애들 번호 싹 다 지웠어. 그리고 내가 너 눈 오는 시험날 데려다준 거 기억나긴 하냐? 그땐 나 취급도 안 하더니, 내가 이렇게 뜨고 나니까 어때? 너 아빠 껌딱지였잖아. 내가 네 아빠한테 크리스마스에 졸라게 선물 사줬는데 고맙단 말도 안 하더라? 그리고 내가 내 신곡들 CD에 구워서 차에서 너한테 들려줬더니, 네가 누구냐고 묻길래 나라고 했더니 다른 가수(Ludacris) 노래 듣자고 했잖아. 또 나 크리스천도 아닌데 너 때문에 교회도 다녔다고. 그땐 나 취급도 안 하더니, 내가 이렇게 뜨고 나니까 어떠냐고?"



이런 구질구질한 힙합 곡 흥미롭지 않나요? 그런데 드레이크는 이런 구질구질한 노래들과 함께 뭐든지 다 마음대로 해냈습니다. 역사적인 스트리밍 기록 달성을 해냈고요, 빌보드와 그래미어워드를 접수했고요, 팝송의 동의어가 힙합 음악이 되도록 큰 역할도 했습니다. 네, 드레이크는 이 시대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입니다. 그 누가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있을까요?









오늘의 두 번째 추천곡은 캘리포니아 출신 래퍼 겸 R&B 가수 Teeflii티플라이의 'Addicted'입니다. Teeflii는 제 기준에서 꽤나 저평가된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출신지가 말해주듯이 DJ Mustard, Nipsey Hussle, YG 등을 위시로 한 웨스트 코스트 기반 아티스트들과 주로 협업을 한 아티스트인데요, 2013년 LA Weekly에서는 그를 두고 로스엔젤레스 최고의 알앤비 가수라고까지 칭했다고 하네요. 솔직히 무려 '최고'까지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찌 됐든 쓸데없는 기교나 멋은 부리지 않고 편하게 뱉어내는 특유의 목소리가 무지하게 매력적입니다. 티플라이는 쌩-양아치처럼 학창 시절을 보내다가 번뜩 정신 차려서 음악에 집중하게 된 미국 힙합 씬에서 아주 흔히 보이는 종류의 삶을 걸어왔습니다. 오늘의 추천곡은 2015년에 발매된 그의 유일한 정규 앨범 <Starr>의 타이틀곡인 'Addicted'입니다. 노래와 랩을 둘 다 할줄 아는 아티스트들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그루브가 있는데, 티플라이에게서도 그것이 잘 느껴집니다. 'Addicted'는 웨스트 코스트 힙합 씬의 대부인 Snoop Dogg 선생님과 Compton 출신의 아재 래퍼 겸 프로듀서 DJ Quik 선생님께서 피쳐링에 참여했습니다. 가사 내용은 뭐 의연합니다. 여자랑 뭐 그런 거죠 뭐.


그럼 전 이만 들어가보겠습니다. 8월 13일 화요일, 또 다른 2곡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출처: Apple Music



* 구독자 선생님들, [힙합]을 포함한 대중없는 저의 [잡스러운] 글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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