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8/13 화요일, Stalley 그리고 Rockie Fresh
일주일이 실로 빠르게 지나가는 듯합니다. 지난주에 지하철과 버스에서 3회 차 <화요 힙합 음악 추천> 메시지를 아이폰 메모장에 정리하며 "다음 주에는 또 어떤 노래를 추천해볼까?"라고 속으로 막연히 뇌까렸었는데, 금세 이렇게 지난주의 '다음 주'가 어김없이 찾아와 버렸군요.
'단 몇 분'이라도 제가 추천하는 힙합 음악을 듣고 지루한 일상 속 '단 몇 분'이나마 색다른 기분을 느끼고 착 가라앉은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화요 힙합 음악 추천>은 그것의 목적을 완벽히 달성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그나저나 '단 몇 분' 라임 노린 건데 괜찮나요? 노파심에 하수처럼 작은따옴표를 박아 넣었습니다).
네, 그럼 4회 차 <화요 힙합 음악 추천>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번 주의 추천 아티스트 둘은 오하이오 출신 래퍼 Stalley스탈리와 시카고 출신 래퍼 Rockie Fresh라키 프레쉬입니다.
두 아티스트 모두 래퍼 Rick Ross릭 로스가 2009년 설립한 레코드 레이블 MMG(Maybach Music Group)에 함께 소속되어 있었다가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독립 후, 각자 자신만의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는데요, Maybach Music Group이라는 한 지붕 아래 함께 있다가 나왔다는 공통의 이력을 들먹인 김에 노래 추천도 공통점을 공유하는 두 아티스트의 노래로 추천해볼까 합니다.
이 두 아티스트는 August Alsina어거스트 알시나와 Chris Brown크리스 브라운이라는 음색 양아치/깡패/사기꾼/전과자/살인마로 불리는 R&B 가수를 각각 기용하여 '안 좋고 싶어도 안 좋기가 정말 힘든 노래'를 만들어낸 바 있는데요, 이러한 이번 주 추천곡의 테마를 한줄평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 인간들 데려다 놓고 안 좋은 노래 만들면 그게 더 이상하고 못된 거 아니냐고?"
네, 첫 번째 추천곡은 래퍼 Stalley의 'One More Shot'입니다. Maybach Music Group 소속 시절에 낸 정규 데뷔 앨범 <Ohio>(2014)의 수록곡이자 타이틀곡인데요, 이래저래 해당 앨범이 소속사의 힘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홍보에 돈을 안 쓴 것이겠죠, Stalley의 스타성 정도도 한몫했겠지만요) 높은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는 앨범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3RFzgOp-5k
'One More Shot'은 당시 Stalley의 보스였던 조직 폭력배 같은 인상의 깡패 래퍼 Rick Ross와 앞서 언급한 바 있는 R&B 음색 깡패 'August Alsina'가 피처링에 참여한 곡입니다. 서로 다른 의미의 두 깡패가 도와주어서 그런지 노래가 정말 깡패처럼 강렬한데요, 귓전을 강렬하게 때리는 그야말로 깡패 같은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한 문단에 깡패가 대체 몇 번 등장하는 거야......)
예전에 배우 박중훈 씨와 정유미 씨가 열연한 '내 깡패 같은 애인'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괜찮게 본 기억이 있는데, 이 노래는 '내 깡패 같은 노래'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깡패 또 쓰는 거야?). One More Shot, 즉 동료들과 여성들에게 한 잔 더 마시고 진탕 취해서 훌륭한 바이브를 느끼며 제대로 한번 즐겨보자며(뭘?) 쏘아대는 노래인데요, 꼭 한번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 참 고도수 소주랑 고타르 고니코틴 담배 반드시 준비하시고요.
* (잡썰) 래퍼 Stalley는 무슬림인데요, 수염을 기른 이유도 종교와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하네요. 관련 인터뷰 영상을 보면 사람 자체가 굉장히 선한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터프한 이미지로 보이고 싶어 수염을 아무리 막돼먹은 모양으로 기르고 갖은 인상을 다 쓰고 다녀도 어디 선한 품성이 가려질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_Fh3vZCjs4
오늘의 두 번째 추천곡은 Rockie Fresh의 'Must Be'입니다. 이 노래는 미국 R&B 씬의 보물이자 슈퍼스타 Chris Brown이 피처링에 참여한 곡인데요, Rockie Fresh가 2018년에 Maybach Music Group을 떠나고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나서 (새해맞이로) 올해 초 발표한 노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GHApslUXoY
새로운 출발을 부드럽게 기념하기 위해서인지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멜로디 위에서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하며 크리스 브라운과 함께 사랑스러운 협공을 펼치는 Rockie Fresh의 그루비한 랩이 일품인 곡입니다. 쉽게 단언하긴 힘들지만, 이 곡은 '랩' 자체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2030 여자들이 특히나 더욱 좋아할 만한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시면 왜인지 단박에 이해가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You know how much I love you
And how much I need you"
'Must Be'는 Sean Momberger라는 프로듀서가 만든 곡인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Jacquees라는 아티스트의 'My Bizness'라는 곡도 이 사람이 만들었더라고요. 역시 알면 새롭게 보이고,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가 않네요. 'My Bizness'는 엄밀히 말해 랩 송은 아니지만 아무튼 곁다리로 함께 추천드려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0xwgbuZgnM
네, 이것으로 4회 차 <화요 힙합 음악 추천>을 마무리하겠습니다. 8월 20일 화요일에 또 다른 2곡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스눕피의 브런치], 구독해주셔서 또는 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다음 주에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