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지존 드레이크의 'Too Much'
힙합이라는 장르의 토크 밸류를 심각하게 말아 올린 책임감 있는 남자, 십중팔구가 믿고 듣는 힙합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직접 음악의 지도를 그려 보여준 친절한 남자, 멜로디에 심취해 하라는 랩은 덜 하고 자꾸만 노래한 멜로딕한 남자, 그러더니 내친김에 그 둘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 한반도 두 정상의 판문점 악수 같은 남자, 그렇게 만든 노랩으로 전 세계의 유행을 이끈 트렌드 세터 같은 남자, 새 시대의 헤비메탈 라커가 컨디셔너로 오래도록 소중히 잘 관리해 온 긴 머리를 싹둑 잘라내고 허리춤의 실버 체인을 정중히 걷어내듯 정통 힙합의 싸나이 가오를 벗어던지고 감정적이고 내면적인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 부드럽게 들려준 소녀 같은 남자, 성공욕과 정복욕에 불탄 채 빅 토크로 떠벌린 모든 걸 현실화한 제이 개츠비 같은 남자, 1등 빼면 뭐 별 볼 일 있느냐더니만 이게 웬걸 실제로 1등만 하는 삼성 같은 남자, 저녁에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운전할 때 듣기 좋은 무드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앨범을 제작한다는 말이 하나도 안 무색하게 진짜 밤하늘 아래에서 그의 음악을 들으면 잠깐이나마 이 거친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여기저기를 자극해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인생의 BGM 같은 남자, 매일 같이 잘 정돈된 그의 수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의 체모 관리 비법이 궁금해지는 빅뱅의 멤버 TOP처럼 깔끔한 남자, 한때 아역 배우로 이름 날린 반전의 매력을 가진 예술 같은 남자, 해가 갈수록 조금씩 잘생겨져 큰 수술보다는 거듭 시술을 하는 거라고 추측하게 되는 쁘띠한 남자, 젠장. 너무 설명할 것이 많아 도리어 설명할 길이 아득한 남자, 하지만 웃을 땐 착해 빠진 바보가 되는 주옥같은 상남자.
실로 오랜만에 돌아온 스눕피의 미국 힙합 이야기, 아니, 20년 차 힙찔이의 힙합 음악 추천(이제 와서 돌아보니 이런 수식과 설명 참 부끄럽군요), 오늘의 추천곡은 캐나다 출신의 리빙 레전드 래퍼 Drake 드레이크의 세 번째 정규앨범 <Nothing Was The Same>(2013)의 'Too Much'입니다.
앨범 <Nothing Was The Same>은 드레이크 본인도 가장 좋아하고 애착이 가는 앨범으로 손꼽는 앨범이고, 힙합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군들 한 번쯤 미쳐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다 닳도록 들어봤을 앨범일 겁니다. 음악 전문지 평론가 센세들의 리뷰도 정말 좋았고요. 무엇보다 복학생 스눕피(복눕피)의 전성기와 함께한 앨범이기에 뜻깊죠. 뜻깊다!
<Nothing Was The Same>의 'Too Much'는 그래미의 베스트 랩 앨범 부문을 수상한 직전 앨범 <Take Care>와 함께 랩-지존의 반열에 오르고 돈도 많이 번 래퍼 드레이크가 끝없이 이어지는 자신의 성공에 대한 갈망과 부와 명예를 축적함으로써 생긴 개인적 프라블럼에 대해 번민하는 자기 성찰적 트랙입니다.
음울한 사운드스케이프, 피처링으로 참여한 영국의 알앤비 소울 아티스트 Sampha의 매력적이지만 우울한 목소리가 드레이크의 간드러지는 속사포 래핑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합을 만들어냅니다. 울어도 된다. 울자.
개인적으로는 날이 추워지니까 생각이 많아집니다. 가슴을 쫙 펴면 사람이 단순해지고 대범해지는데, 몸을 웅크리면 사람이 잘아지면서 생각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속을 맴도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지하철에서 이 노래를 듣다가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라는 Sampha의 라인에 꽂혀서 오래된 노래지만 브런치에서 이 곡을 한 번 소개해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요즘 날씨 그리고 코로나의 슬픔과 노래의 무드가 딱 맞는 것 같아서. 코로나가 다시 심해지고, 전체적으로 세상이 주눅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들께서도 모두 생각 많은 나날을 보내고 계시겠죠. 아무쪼록 함께 파이팅했으면 하네요. 이 거칠고 험한 세상 속에서.
실로 오랜만에 돌아와 노래를 추천하는 저의 파이팅 넘치는 기운을 몰아서 곡 하나를 통으로 의역해봤습니다. 해석이 틀리면 틀린 대로 또 매력이 있지 않겠어요? 이 거칠고 험한 세상 속에서. 아주 디테일한 설명은 삼갔습니다. 여기가 힙합 커뮤니티도 아니고 말이죠.
Too Much(Feat.Sampha)
by.Drake
[Sampha]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너무 많이, 너무 깊이, 너무 많이.
There's no need for us to rush it through
급히 서두를 필요 없잖아.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너무 많이, 너무 깊이, 너무 많이.
This is more than just a new lust for you
이건 너에겐 단순히 새로운 열망 그 이상이라고.
Ah. Don't think about.
생각 좀.
[Drake]
Done sayin' I'm done playin'
할 말 다 했고, 장난도 그만.
Last time was on the outro
이미 2집 아웃트로에서 말 다 했어.
Stuck in the house, need to get out more
작업하느라 틀어박혀 있어, 좀 나가야겠어.
I've been stackin' up like I'm fund-raisin'
모금액 쌓이듯 돈도 쌓이는구먼.
Most people in my position get complacent
나처럼 성공한 인간들 대부분 안주해 퍼져.
Wanna come places with star girls,
잘 나가는 여자애들이랑 놀고 싶어 하지.
And then end up on them front pages
해석.1) 근데 그거 걔들 SNS 인증샷으로 끝나는 거야.
해석.2) 근데 그거 1면 장식하고 끝날 일이야.
I'm quiet with it; I just ride with it
난 안 그래,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
Moment I stop havin' fun with it, I'll be done with it
재미 다 봤으면 거기서 끝이지.
I'm the only one that's puttin' shots up
계속 연습하는 건 나 혼자 뿐이야.
And like a potluck, you need to come with it
그러니까 니들도 실력 닦고 와.
Don't run from it, like H-Town in the summer time, I keep it 100
피하지 좀 마. 난 언제나 진또배기로 살아.
Met a lot of girls in my times there, word to Paul Wall, not one fronted
여자 애들도 많이 만났어. 구라 아니야.
I was birthed there in my first year,
랩 게임 첫 해엔 휴스턴에서 보냈지.
Man I know that place like I come from it
그래서 휴스턴 출신처럼 거길 잘 안다니까.
Backstage at Warehouse in '09 like "Is Bun comin'?
Warehouse 공연의 백스테이지에서 내가 그랬지. "Bun B가 온대?"
Fuck that, is anyone comin' before I show up there and there's no one there?"
지랄, 누가 오긴 온대? 관객 아무도 없는 거 아냐?
These days, I could probably pack it for like twenty nights if I go in there
요즘엔 아마 거기서 며칠을 공연해도 꽉 찰 거란 말이지.
Back rub from my main thing, I've been stressed out
스트레스 좀 받아서 여친이 등 주물러줬어.
Talkin' to her like back then they didn't want me, I'm blessed now
여친한테 말했지. 그땐 아무도 날 안 찾았는데, 지금은 축복 같다고.
Talkin' to her like this drop, bet a million copies get pressed out
또 말했어. 이번 앨범, 백만 장은 찍을 거라고.
She tell me, "Take a deep breath, you're too worried about bein' the best out"
여친이 말하데, "심호흡 좀 해. 넌 잘하고 싶어서 생각이 너무 많아."
[Sampha]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너무 많이, 너무 깊이, 너무 많이.
There's no need for us to rush it through
급히 서두를 필요 없잖아.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너무 많이, 너무 깊이, 너무 많이.
This is more than just a new lust for you
이건 너에겐 단순히 새로운 열망 그 이상이라고.
Ah. Don't think about.
생각 좀.
[Drake]
Someone go tell Noel to get the Backwoods
노엘한테 대마 좀 가져오라 해.
Money got my whole family goin' backwards
돈이 우리 집안을 퇴행시켰어.
No dinners, no holidays, no nothin'
저녁도 안 먹고, 명절도 없어. 개뿔이지.
There's issues at hand that we're not discussin'
당장 얘기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
I did not sign up for this
아, 이러면 나가린데.
My uncle used to have all these things on his bucket list
예전에 삼촌도 버킷 리스트가 쭉 있었어.
And now he's actin' like "Oh well, this is life, I guess."
근데 지금은 "하, 이런 게 인생이구나." 그러더라고.
Nah, fuck that shit
아놔, 뭔 말이죠?
Listen man, you can still do what you wanna do, you gotta trust that shit
들어봐요, 삼촌은 하고 싶은 거 아직 할 수 있다구요. 좀 믿음을 가져요.
Heard once that in dire times when you need a sign, that's when they appear
정말 힘들 때 무얼 바라면 그게 나타난다면서?
Guess since my text message didn't resonate, I'll just say it here
문자 메시지론 울림이 없을 테니까, 그냥 지금 여기 서 말할게.
I hate the fact my mom cooped up in her apartment,
난 우리 엄마가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게 너무 싫어.
Tellin' herself that she's too sick to get dressed up and go do shit, like that's true shit
옷 차려 입고 또 뭔가를 하기엔 너무 아프다고. 사실은 아니면서.
And all my family from the M-Town that I've been 'round
어릴 때 나도 돌아다니던 아빠 고향 멤피스의 식구들은
Started treatin' me like I'm "him" now
Like we don't know each other, we ain't grow together, we just friends now
해석.1) 나를 아빠 대하듯 하기 시작했어(드레이크의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
우린 서로 모르고, 같이 자라지도 않았어. 이제 아빠랑 나는 그냥 친구라고!
해석.2) 나를 '고 놈'이라고 (친한 척) 대하기 시작했어.
우린 서로 모르고, 같이 자라지도 않았잖아. 근데 이제 와 우리가 친구라고?
Shit got me feelin' pinned down, pick the pen up and put the pen down
이런 것들이 날 주눅 들게 해, 펜을 들었다가는 놓지.
I'm writin' to you from a distance like a pen pal, but we've been down
그저 펜팔 하듯 멀리서 이야길 건네, 하지만 우린 스러져.
[Sampha]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너무 많이, 너무 깊이, 너무 많이.
There's no need for us to rush it through
급히 서두를 필요 없잖아.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너무 많이, 너무 깊이, 너무 많이.
This is more than just a new lust for you
이건 너에겐 단순히 새로운 열망 그 이상이라고.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너무 많이, 너무 깊이, 너무 많이.
There's no need for us to rush it through
급히 서두를 필요 없잖아.
Don't think about it too much, too much, too much, too much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너무 많이, 너무 깊이, 너무 많이.
This is more than just a new lust for you
이건 너에겐 단순히 새로운 열망 그 이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