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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Feb 21. 2021

인생살이의 기술 혹은 마인드

재테크 필승법과 수학 공부법 그리고 쥬라식 5



언젠가 그런 얘길 들었다. 재테크 필승법은 내가 번 돈을 지키겠다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고, 재테크 필패법은 내가 번 돈을 불리겠다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라는 이야기. 인생살이 기술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 같아서 아이폰 메모장에 문장을 잘 보관하였다. 기술이란 결국 마인드인 걸까. ‘재테크’와 ‘돈’이라는 단어 대신 다른 것들을 집어넣고 이리저리 짱구를 굴려보았다. 그럴싸했다. 하지만 말장난 같아서 금방 집어치웠다.



중등학교 시절, 나는 수학 시간이 정말 싫었다. 수학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나는 상상 좀 하는 놈이었으니까. 고등학교 때 수학 과외 선생님께서 내게 홍성대의 <수학의 정석>을 펴놓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의 개념을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짧게 보면 되게 오래 걸리는 방식 같아도 길게 보면 그게 더 짧은 길이라고. 하지만 선생님께서 제안한 공부법에 의하면 나는 챕터 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자리를 3년 내내 빙빙 도는 김연아에 불과했다. 세상엔 언제나 예외란 것이 존재하고, 나는 자주 예외에 속했다.



며칠 전에는 이런 문장을 읽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서 당신이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앞에서 말한 재테크 필승필패법, 수학 공부법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야기 같았다. 내가 어렵게 쌓아 올린 것들을 결코 잃지 않겠다는 소중함에 대한 감각,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좇고 기웃거리며 소란을 떠느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먼저 충실히 하겠다는 확실함에 대한 감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당찬 포부와 멋진 미래 계획의 결과란 것도 절대적으로 시간이 드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란 생각을 해보면 내가 현재 잘할 수 있는 일을 확실하고도 소중히 보듬는 일은 결국 인생을 대하는 태도의 근본이 되지 않을까 싶다.



Discogs



고등학교 1학년의 겨울 방학을 떠올리면 미국 랩 그룹 Jurassic 5(쥬라식 5)의 어떤 노래들이 또렷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사랑했던 음반은 그들의 정규 2집 앨범 <Quality Control>이었다. 아직도 표지를 보면 가슴이 뛴다. 내가 케이윌은 아니지만. 음울하거나 거칠고 선정적인 힙합 음악으로부터 정신이 혼미해졌던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에 만난 보물 같은 그룹의 선물 같은 앨범. 그들의 기분 좋은 화음, 긍정적인 에너지, 차별적이며 매력적인 힙합의 대안적 태도는 내가 새롭게 쉴 자리였다. 못 참지, 못 참어! 오늘은 그들의 노래 ‘Great Expectations’를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노래 속에서 그들은 말한다. 그저 꾸준히 인내하고 노력하며 최고의 결과를 기대했을 뿐이라고! 좋다, 좋아! 으하하!



여러분의 매일이 진일보하길, 언제나 감사하고 행복하길 기대합니다. 기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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