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눕피 Dec 19. 2021

참나 뭣이 중헌가?

쓸데없이 진지하다.



언젠가 우연히 읽은 문장 하나를 곱씹으며 감동한 일이 있다.



"우리는 내부의 성취를 통해 외부의 세계를 변화시킨다.”



세상과 사물에 대한 관조 그리고 사유와 명상이라는 것이 팔자 좋고 여유로운 이들의 사치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누구나의 적극적인 운동일 수 있다는 것.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것들을 배척하는 태도에 대한 합리화와 정당화의 말이 차고 넘치는 세상, “돈 얘기가 아니면 닥쳐, 말 걸지도 마!” 라던 어떤 국내 래퍼가 같이 돈 잘 벌던 친구들을 ‘언팔’하고는 미국으로 홀연히 사라졌을 때, 그의 오랜 팬으로서 나는 생각하였다. 돈이란 참 좋은 것이지만, 오직 돈만 좇는 삶이란 어쩌면 삶의 내용과 가치를 찾아 나가는 인생의 또 다른 차원을 보는 눈을 멀게 할 수도 있겠다고.


이럴 때엔 인간 정신의 고귀함, 관계의 소중함을 믿은 위대한 작가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우리는 오직 물질적인 부를 위해 일함으로써 스스로 감옥을 짓는다. 우리는 타버린 재나 다름없는 돈으로 우리 자신을 고독하게 가둔다. 삶의 가치가 깃든 것이라고는 무엇 하나 살 수 없는 그 돈으로."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던 이들을 찾아보고 진정 의미 있었던 시간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보면 틀림없이 어떤 부도 안겨 주지 못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걸어왔다. 그 길은 불모지, 바위, 사막을 피해 인간의 욕망을 품고서는 이 샘에서 저 샘으로 이어진다."


"응석을 부리며 꾀어내듯 눈을 현혹하는 곡선에 속은 채 그 많은 습지와 과수원, 초원을 지나쳐버리고 난 후,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 감옥의 모습을 미화해왔다."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중에서



그렇지만 돈만큼 중요한 게 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를 생각하면 정신이 아찔해진다. 에고고,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 일단은 이리저리 재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내가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꾸준히 건네보기로 한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 또 그것을 지속한다는 건 한 치 앞을 모름에도 대개 건강한 가능성을 노려보겠다는 의지이고, 말은 무성하되 실행하지 않는 게으름에 대한 처방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평생을 두고 우리를 괴롭히는 생각 ‘실행’ 사이에 놓인  많은 고민과 주저 그리고 용기가 너무 아까워서라도.


그런데 지금 나 뭔 말을 한 거지?


오늘의 결론: 생텍쥐페리 선생님의 문장에 감탄하면서도 자꾸만 '빗썸' 앱을 열어보는 나는 표리가 부동한 철딱서니로구나.

매거진의 이전글 희망하기에 절망하지만 희망하니까 나아가는 게 삶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