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ren G 워렌 지- Life is Beautiful
중학 시절, 용량이 제한적이던 나의 파란색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 재생 목록에서 한시도 빠지지 않았던 곡, Warren G의 'This D.J.' 그때는 무려 2004년이었고, 곡이 발매된 건 1994년이었다. 그땐 10년도 더 지난 곡이 어쩌면 이리 세련될 수 있나 싶었는데, 서른셋이 되어 다시 듣는 오늘의 'This D.J.'는 무척 죄송하게도 오래된 노래처럼 느껴진다. 삼촌, 미안해! 하지만 여전히 가슴은 '쿵쾅쿵쾅'대고 집착은 '짜릿짜릿'하다(UV - '집행유애' 중에서).
워렌 지, 참 오래된 아재 래퍼다. 틀딱 힙합이랄까. 이런 표현도 요즘엔 안 쓰나? 하지만 내게 워렌 지는 '힙합'의 동의어와도 같다. 사춘기 시절의 감동 체험이란 따로 기록하지 않아도 절로 기억되는 법이다. 오감으로 기억하고 또 섬기는 하나의 개념과 현상, 이래서 조기 교육, 조기 교육 하는 거구나! 물론 사춘기 이후가 좋겠다.
이 형님이 최근에 'Life is Beautiful'이라는 싱글을 하나 공개했다. 노래는 참 심플하다. 베이스 플레이 위에 그의 랩 몇십 줄만을 얹었다. 그게 끝이다. 초등학교 때 아침마다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김밥 같다. 단무지, 시금치, 당근, 계란, 햄 등이 들어간 예쁘고 모양 좋은 김밥 말고, 조미김으로 흰쌀밥을 대충 둘러 말던 그 투박한 '김+밥' 같다. 어딘가 아쉬운 듯 아쉽지 않고, 어딘가 모자란 듯 모자라지 않다.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며 쫀득하게 뱉어내는 구) 갱스타 펑크 래퍼의 현) 비폭력 스탠스 메시지도 막힘 없이 두 귀에 착착 감긴다. 조미김의 소금 간이 노래의 메시지라면 약간 짜서 혀가 오그라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 맛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