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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Aug 22. 2022

미국 힙합 음악 13곡 추천하려고 주절주절 구구절절

노래 추천하는데 왜 이렇게 혓바닥이 길어?



많은 힙합 음악은 흔적을 남기며 순환한다. 하나의 곡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를 클릭하면 하이퍼링크를 눌렀을 때처럼 상위 세계나 이전 세상으로 연결된다. 내가 힙합 음악을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놀라움은 어쩌면 반복과 재현의 익숙함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분야에나 클래식이 있듯이 힙합에도 클래식이 있다. 클래식이란 두고두고 곱씹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힙합 클래식은 그것의 최고 증명이다. 힙합은 레퍼런스와 오마주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어디서 보고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반복되다가 완전히 새로운 구렁텅이로 빠지는 것, 그것이 힙찔이 인생의 시작이다. 힙합의 세계는 끝이 없고 겸손해야 하지만 보고 듣고 주워들은 것들이 다음 리스닝에 정직하게 도움을 주는, 한편으로 가장 뿌듯한 음악 장르 중 하나다. 그래서 끝없이 디깅하는 삶을 포기할 수 없다.



힙합은 편집이다. 편집은 포화의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세련된 취향을 확보한다는 건 기왕이면 하나를 잘 고르는 일이며 취사선택하는 것이다. 힙합은 다만 음악만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그래서 요샌 패션이 힙합의 가장 큰 표현 방식이 되었다. 미국의 래퍼 트래비스 스캇은 이자벨 마랑의 벨트와 빈티지 락 밴드 그래픽 티셔츠, 세상의 모든 카고 팬츠와 나이키 덩크를 자주 선택해 브라운 컬러를 입혀 자기를 어필했고, 동료 래퍼 릴 우지 버트는 발렌시아가를 덮고 잠까지 잤다.




Good Night!




힙찔이의 덧없는 과대망상 일지는 몰라도 이젠 젊은이들이 와글대는 멋진 산업과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힙합의 문화와 정신이 넌지시 스며들고 있다는 생각도 자주 한다. 연간 거래액 1조 원의 국내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이 'Kicks Rule Everything Around Me'의 앞글자를 딴 거란 사실을 알았을 땐 좀 놀랐을 정도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크림'에서 우탱클랜의 내한 공연을 한 번 주최해준다면 어떨까, 라는 덧없는 희망을 품어본다. 공연장의 메인 화면에서는 블랙 앤 옐로 컬러의 다양한 스니커즈가 W 모양을 그리며 통통 튀어 다니고 사람들은 그 앞에서 사진 찍기 바쁠 것이다. 되게 괜찮을 것 같은데, 너무 아저씨들만 보러 오려나?








글을 마무리하며 힙합 음악을 몇 곡 추천해볼까 한다. 옛날 노래들이 더 많은데 요즘 자주 듣는 노래들로만 플레이리스트를 한 번 구성해봤다.


사실 선생님들께 오랜만에 노래 추천하고 싶어서 되지도 않는 말을 마구 떠들었다. 아무튼 '힙합'이 있어 감사한 인생이다. 고맙습니다.




이 플레이리스트는 맥락 없고 주제도 없습니다. 출근길, 퇴근길에 아무 생각 없이 들어주세요. 혹은 노동요로도 좋겠네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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