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튼 카우보이즈 소개 그리고 래퍼 콴도 롼도의 뉴 싱글
미국의 힙합 음악을 오래도록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흑인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등에
관심을 두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걸 애타게 갈구하는데,
나의 타고난 백색 피부가 그것을 증명한다.
여러분께서 미국 서부 개척 시대,
카우보이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보면
여기저기 권총을 쏘아대며
말보로 담배를 꼬나문
백인 마초남의 모습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내 착각이라면 송구스럽지만 말이다.
그런데 흥미롭고 놀라운 이야기가 하나 있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카우보이의 약 25%가
흑인이었다는 사실, 촤하하, 놀랍지 않은가?
내 착각이라면 송구스럽지만 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Compton이라는 도시가 있다.
힙합 문화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과거의 N.W.A부터
현재의 YG 등 갱스터 래퍼들의 무자비한 이미지와
즉각 연결될 터인데, 실제로 그곳은 그러하다.
조금씩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나,
미국 내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궁핍하고
교육 환경도 열악하며, 살인율 또한 아주 높다.
길바닥에선 갱이 설치고 다닌다.
그런데 이 Compton이라는 도시 안에는
아주 재밌는 집단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Compton Cowboys>인데,
쉽게 말해 말 타는 흑인들의 집합체다.
그들은 자유와 반항의 정신으로
무장한 채 말 타고 길거리를 누빈다.
이 세상에 흑인으로 태어나
잘할 수 있는 일이 랩과 농구 말고도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무엇보다 저평가의 도시 Compton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애쓴다.
<Compton Cowboys>는 단순히
말 타고 노는 흑인들이 아니라,
말을 통한 치유와 꿈나무 교육에도
힘쓰는 조직인데,
도시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말과 함께 성장하며
‘공감 능력’을 기르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나중에 아무나 쉽게
쏴 죽이지 않도록.
조직은 거의 기부금과 기부 물품으로 운영되는데,
그들이 기르는 말 또한 값비싼 말이 아니다.
학대, 영양실조, 트라우마 등으로 인해 상처 입고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말들을 싼값에 들여와 키운다.
그들은 갱스터 집단이 아닌, 갱생 집단인 셈이다.
어떤 흑인 래퍼가 괴한의 총에 맞아 죽으면
한국의 어떤 네티즌들은 ‘저런 게 리얼 힙합’이라며
해당 사실을 ‘드립’이나 ‘meme’의 소재로 활용한다.
‘저런 게 본토 힙합’이라면서
‘한국 힙합’을 무시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받은 친절한 의무 교육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총에 맞아 죽을 일이 없는 안전하고
따뜻한 국내 환경이 어찌나 복 받은 일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편협하고 좀스럽다.
백인 카우보이, 백인 로데오,
흑인의 폭력성, 흑인 갱스터, 흑인 폭도.
위화감이 전혀 없지 않은가?
<Compton Cowboys>가 맞서 싸우는 건 결국
사람들의 의식을 장악한 지배적인 이미지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증명하려는 것인데,
이것이 그들의 모토가
그리도 인상적인 이유일 것이다.
“길거리가 우릴 길렀고, 말은 우릴 구원했다.”
Quando Rondo & YoungBoy Never Broke Again - GIVE ME A 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