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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Oct 01. 2022

방탄조끼 입은 회생 래퍼

자력갱생 힙합의 지존, 죽다 살아난 Z세대 래퍼 '릴 티제이'



돌아보니 작년 7월에 시카고 출신 래퍼 'POLO G 폴로 지'의 노래 <Painting Pictures>를 찬양하던 포스트를 끝으로 MZ세대 래퍼 혹은 그들의 노래를 소개한 일이 없더라.


사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비슷한 이야기와 비슷한 스타일이 반복되는 그들의 양상에 좀 물렸달까. 그리고 이런 식으로 핑계도 하나 만들었으니 중등학교 수행평가 과제처럼 매주 날 압박하는 신보 업데이트 및 전곡 감상도 좀 루즈하게 진행하면서 내친김에 옛날 랩이나 미친 듯이 들었다. 이를테면 'Fat Pat'의 <Ghetto Dreams>나 '2Pac'의 <Picture Me Rollin'> 같은 틀딱 꼰대 힙합 말이다.



꼰대 힙합만 골라 들으며 즐겁게 편식하던 스눕피


결국 Z세대 래퍼로부터 방댕이를 처맞게 된 스눕피



그럼에도 나와 동갑내기인 'T-Shyne' 같은 M세대 래퍼나 'Cordae' 같이 폼 좋은 Z세대 래퍼 노래 또한 플레이리스트에 꼭 끼워 넣어 들었다. 아무렴 나는 스눕피니까;;; 


아, 참, 그리고 Z세대 래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Lil Tjay'를 빼놓고 넘어가면 내 에어팟이 먼저 분노할 것 같다. '릴 티제이' 형은 나와 출퇴근길 및 자율학습시간을 함께하며 지겹도록 어울리던 손에 꼽는 절친이었으니 말이다.




Lil Tjay, 릴 티제이, 귀요미, 귀여워.



'Lil Tjay 릴 티제이' 힙합의 본거지, 뉴욕 브롱스 출신의 2001년생 래퍼인데, 나는 그의 소년미 넘치는 목소리가 정말 좋다. 빠르게 앵앵거리면서 자기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다 얻고 싶어 하는 열정이 녹아 있는 듯한 순진한 목소리 그리고 해맑게 웃을 때면 귀여워 죽겠는 인상이 내겐 킬링 포인트다.


릴 티제이는 어린 시절에(지금도 어리지만) 죄를 좀 지었다. 그래서 1년 간 소년원에 들어갔고, 기왕 들어간 김에 반성문도 쓰고 랩도 연습하며 '힙합' 씬에 귀의해 간신히 갱생했는데, 이게 웬걸 지난 6월에는 7발의 총격 치명상을 입고 나서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났다. 총격 이후 전신마비가 되었다느니 목소리를 잃었다느니 하는 뻘한 소문까지 나돌았는데, 일곱 발의 총을 맞고도 자기는 살아났다면서 팬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하고, 새로운 노래도 곧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영상을 하나 찍어 올려 괜한 추측의 이야기를 박살 내던 그였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곡이 <Beat the Odds>였다.


힙합을 통한 갱생과 회생, 이거 X세대 래퍼 특인데?




회생의 랩송, Beat the Odds





Just thinkin' 'bout
the possibility,
I frown

Far out on that water,
Father, don't let me drown

I can hear
my grandma sayin',
"Don't let me down"






Bullet Proof Tjay




그런 그가 저번 주에는 '방탄조끼'를 입고 'Rolling Loud' 뉴욕 무대에 당당히 올랐다. 그리고 떼창과 함께 랩을 했다. 아, 생존력 지존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구나, 릴 티제이! 너의 죄를 사하노라;;;




2001년생 래퍼 릴 티제이와 2000년도 K-드라마 개꼰대 드립의 아찔한 조합, 청소년기에 범한 너의 죄를 사하노라.




힙합은 그를 두 번 구원했다.


거칠고 험한 밑바닥 라이프와의 결별 그리고 최초의 갱생, 일곱 발의 총을 맞고도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 랩을 하게 된 2회 차의 특별 기사회생까지.


(내가 뭐라고) 다시 이 생에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감사히 잘 듣겠습니다.




릴 티제이의 대표 카탈로그, 안 질리는 노래 '루뜨리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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