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갱생 힙합의 지존, 죽다 살아난 Z세대 래퍼 '릴 티제이'
돌아보니 작년 7월에 시카고 출신 래퍼 'POLO G 폴로 지'의 노래 <Painting Pictures>를 찬양하던 포스트를 끝으로 MZ세대 래퍼 혹은 그들의 노래를 소개한 일이 없더라.
사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비슷한 이야기와 비슷한 스타일이 반복되는 그들의 양상에 좀 물렸달까. 그리고 이런 식으로 핑계도 하나 만들었으니 중등학교 수행평가 과제처럼 매주 날 압박하는 신보 업데이트 및 전곡 감상도 좀 루즈하게 진행하면서 내친김에 옛날 랩이나 미친 듯이 들었다. 이를테면 'Fat Pat'의 <Ghetto Dreams>나 '2Pac'의 <Picture Me Rollin'> 같은 틀딱 꼰대 힙합 말이다.
그럼에도 나와 동갑내기인 'T-Shyne' 같은 M세대 래퍼나 'Cordae' 같이 폼 좋은 Z세대 래퍼 노래 또한 플레이리스트에 꼭 끼워 넣어 들었다. 아무렴 나는 스눕피니까;;;
아, 참, 그리고 Z세대 래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Lil Tjay'를 빼놓고 넘어가면 내 에어팟이 먼저 분노할 것 같다. '릴 티제이' 형은 나와 출퇴근길 및 자율학습시간을 함께하며 지겹도록 어울리던 손에 꼽는 절친이었으니 말이다.
'Lil Tjay 릴 티제이'는 힙합의 본거지, 뉴욕 브롱스 출신의 2001년생 래퍼인데, 나는 그의 소년미 넘치는 목소리가 정말 좋다. 빠르게 앵앵거리면서 자기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다 얻고 싶어 하는 열정이 녹아 있는 듯한 순진한 목소리 그리고 해맑게 웃을 때면 귀여워 죽겠는 인상이 내겐 킬링 포인트다.
릴 티제이는 어린 시절에(지금도 어리지만) 죄를 좀 지었다. 그래서 1년 간 소년원에 들어갔고, 기왕 들어간 김에 반성문도 쓰고 랩도 연습하며 '힙합' 씬에 귀의해 간신히 갱생했는데, 이게 웬걸 지난 6월에는 7발의 총격 치명상을 입고 나서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났다. 총격 이후 전신마비가 되었다느니 목소리를 잃었다느니 하는 뻘한 소문까지 나돌았는데, 일곱 발의 총을 맞고도 자기는 살아났다면서 팬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하고, 새로운 노래도 곧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영상을 하나 찍어 올려 괜한 추측의 이야기를 박살 내던 그였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곡이 <Beat the Odds>였다.
힙합을 통한 갱생과 회생, 이거 X세대 래퍼 특인데?
Just thinkin' 'bout
the possibility,
I frown
Far out on that water,
Father, don't let me drown
I can hear
my grandma sayin',
"Don't let me down"
그런 그가 저번 주에는 '방탄조끼'를 입고 'Rolling Loud' 뉴욕 무대에 당당히 올랐다. 그리고 떼창과 함께 랩을 했다. 아, 생존력 지존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구나, 릴 티제이! 너의 죄를 사하노라;;;
힙합은 그를 두 번 구원했다.
거칠고 험한 밑바닥 라이프와의 결별 그리고 최초의 갱생, 일곱 발의 총을 맞고도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 랩을 하게 된 2회 차의 특별 기사회생까지.
(내가 뭐라고) 다시 이 생에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감사히 잘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