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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Nov 23. 2022

생각 한 사바리

나만 특별하다는 착각(Feat. 김구라, 구라철, 이센스)




난 어떤 그 누구와도
다르다며 깝치는 게 아니야.
나를 다루는 방법이 다른 거뿐

- 장이수 aka 이센스 <Dance> 중에서



대학 시절엔 나만 특별한 삶을 살고 있을 거란 착각을 버리면 그나마 너그럽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빨리 결정해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정립될 거라고 안달했다.


 삶만이 귀중하고 들을 만한 가치가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른은 밥맛없었고 조금도 닮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 도취해 있기에 도리어 세상에 무관심하다는 면에서  인생 철학과 상반됐다.


한편 나의 최애 유튜브 채널 ‘구라철’의 호사가 호스트이자 나의 고향 인천의 인생 선배 김구라 형님은 자기를 끔찍이 사랑하면서도(자의식이 상당히 과도하면서도) 동시에 남의 사사로운 사정에 지독하게 관심을 두며 세상을 즐긴다는 점에서 늘 감탄을 불렀다.


나는 그가 점 찍은 그 극단 사이에서 어떻게 적당한 균형감을 살리며 살 수 있을 것인가.




'구라철'은 정말 최고다. 특히 자막 센스는 전성기 무한도전 그 이상!




내 삶을 실감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라는 말, 사회적 동물의 숙명은 대단히 슬픈 것이지만 남한테 관심 없고 나에게만 골몰하는 이들의 다소 못된 면을 막아주는 방패와도 같다.


그들은 다만 그렇게 지독히 인정 투쟁할 뿐인 것이다.




미안해, 또 하네.
지루해질 얘기, 안 하께,
내가 듣거나 맞춰주면 되지.

- 이센스 aka 장이수 <Dance> 중에서




하지만 결국 다 행복하려고 하는 일임을 안다. 행복해 보이기 위해 행복하려고 하는 일임도 안다. 그리고 이렇게 가끔 아는 척 떠들 때마다 뒤통수가 뜨거워진다.


그러나 바쁜 와중에도 치받는 감정과 헝클어진 생각을 정리하며 이러한 잡설이나마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여러분이 존재하기에 마음은 든든해진다.


어떤 작가는 기록과는 다른 층위에서 기억을 다루면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주로 남(아티스트나 브랜드 혹은 지인)의 기록에 관심을 두며 시시콜콜 떠드는 컨셉을 견지하는 나의 블로그 잡설(이른바 인사이트 대행업자 혹은 감동 강요업자)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스치듯 머무르더라도 새로운 생각을 틔우는 작은 씨앗으로 기능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한국의 Stillmatic, <이방인>의 수록곡 'DANCE', 숙고 끝에 나왔을 단순한 가사가 매력적이다. 그래서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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