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눕피 Jan 25. 2023

고수는 연장 탓을 안 한다.

감방에서 랩 스킬을 연마한 래퍼 'Alpoko Don'



카더라 뉴스


연휴 간 본가에 내려갔다. 우리 아빠가 밤잠과 거친 싸움을 하면서까지 꾸역꾸역 챙겨 보던 어떤 유튜브 채널의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 뉴스 속 컴퓨터 보이스가 나를 나흘간 못살게 굴었다.


기억에 남는 카더라 뉴스 중 하나는 삼성의 회장 이재용 선생님이 수감 기간 동안 매일 운동을 진행하며 건강을 빡세게 관리했다는 뉴스였다.






연장 탓하는 하수


이재용 선생님의 콧잔등에 맺혔을 재벌 같은 땀방울을 상상하다가는 ‘진정한 고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는 옛말이 떠올랐고, 곧장 인생의 하수로서 연장 탓만 하며 소시민 같은 식은땀을 흘리며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르는 내 레전드 같은 인생이 떠올라 메스꺼웠다.





연장 탓 안 하는 고수


미국에서도 수감 기간 동안 랩 스킬을 연마하고 힙합의 도를 닦은 인물이 있다.


이름하여 Alpoko Don.





그는 출소 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 위치한 자신의 집 앞 현관에 무심히 앉아 나무 울타리를 두둥탁 찰지게 때리며 무반주로 프리스타일 랩을 갈겼다.


이름하여 on da porch freestyle.


유튜브에 업로드한 그의 화질구지 프리스타일 영상은 그것의 질과는 무관하게 조회수를 양껏 빨아들였다. 결국 그의 프리스타일 랩은 스튜디오 앨범으로 승화했다.


이름하여 The Ol' Soul EP.





홈 디포


앨범에서까지도 그는 단출한 태도를 이어갔다. ‘홈 디포’에서 구매한 나무 보드를 때리며 비트 삼기로 한 것이다.





자유를 빼앗긴 인간은 역시나 간단명료해지는 걸까. 야근과 잔업이 많은 직장인(작년의 나)이 평생 좋아하던 취미 생활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줄여나가듯이 말이다.





아무튼 영하 16도의 추위 따위야 힙합으로 얼마든지 박살 낼 수 있다. Alpoko Don의 프리스타일 랩 그리고 그가 즐겨 들었다던 UGK의 노래 몇 개면 거뜬한 것을!


선생님들, 부디 감기 조심하세요.


독감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스눕피 올림


개추운 오늘을 박살 낼 선곡
매거진의 이전글 슈퍼스타도 괴롭고 슬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