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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Jun 02. 2023

술병으로 사람 팬 래퍼

동성 결혼 후 임신한 힙합 퀸 '다 브랫'의 <Funkdafied>



비상한 형, 저메인 듀프리


명석한 두뇌와 전략적 판단 그리고 빠른 실행력, 1993, 불과 스물의 나이에 자신의 레코드(So So Def Recordings) 설립해 승승장구한 아틀랜타 알앤비 힙합 씬의 지존- 프로듀서  래퍼 저메인 듀프리 Jermaine Dupri(이하 JD),



컬럼비아 레코드 임원의 아들이었던 JD, 그는 훗날 머라이어 캐리, 어셔, 재기드 엣지, 릴 바우 와우 등의 아티스트를 성공적으로 프로듀싱한다.



소녀 랩에 쏘인 형


레코드 설립 초기, 아마추어 랩 콘테스트를 휩쓸며 스테이지를 누비는 시카고 출신의 10대 여성 래퍼가 하나 있다면서 그녀를 한 번 만나보라는 주변의 강권에 못 이겨 그는 ‘숀테 해리스 Shawntae Harris’라는 한 소녀를 만난다.



커터 있냐?



펑크에 치인 플래티넘 누나


그녀는 길바닥 배틀 래퍼 출신답게 당차고 적극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그에 감화한 JD는 그녀와 계약한다.


쏘 쏘 데프 레코딩의 설립 이듬해인 94년, 숀테 해리스(랩 네임 Da Brat 다 브랫)는 JD의 총괄 프로듀싱과 함께 데뷔 앨범 <FUNKDAFIED>를 발매한다.



90년대의 감성이란 참 아름다운 것이다.



잘 팔릴 건 기대도 하지 말라던 JD의 엄살 밑밥과는 달리 해당 앨범은 당년을 히트했다. 여성 래퍼로는 최초로 ‘플래티넘’ 앨범을 기록했으니 말 다했다.


원래 속사포 랩에 강점이 있던 그녀는 저메인 듀프리의 맛깔난 샘플 챠핑과 리드미컬한 멜로디, 뽀득뽀득한 사운드 위에서 가까스로 템포를 죽여 독보적인 그루브를 만들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웨스트코스트 힙합 씬의 신성 래퍼 ‘스눕 독’에 비견되며 그녀는 큰 주목을 받았다.



스눕 독이냐? 스눕피냐?



누나들에 치인 스눕피


폭시 브라운, 미시 엘리엇, 릴 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알리야 그리고 니키 미나즈와 카디 비에 이르기까지, 부인할 길 없이 남성중심적이고 가치 편향된 성질이 난무한 힙합 씬에서 살아남아 그 이름을 널리 알린 여성 래퍼들에게는 언제나 경외의 감정을 느낀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살아남게 했을까?





다 브랫의 박력 처세술


서로 다른 생존 전략 중에서도 다 브랫의 처세술은 독보적이다.


2000년, 그녀는 한 나이트클럽에서 여성 취객과 말싸움을 벌이다가 들고 있던 총으로 상대의 머리를 사정없이 뚜까 팼다. 이로써 보호 관찰과 벌금형이라는 스트리트 크레디트를 획득한 것이다.


또 2007년에는 또 다른 나이트클럽에서 럼주 병으로 또 다른 여성 취객의 얼굴을 뚜까 팼다. 피해자는 얼굴에 영구적 흉터를 갖게 됐고, 다 브랫은 또 다른 길바닥 스코어를 기록했다. 그렇게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그녀는 법정을 나서며 “모두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PopSugar.com



2022년, 다 브랫은 여성 사업가 ‘Jesseca’와 동성 결혼을 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임신 소식을 알렸다. 그녀 나이 마흔아홉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랩을 하던 여성 래퍼, 미국에서 가장 빨리 10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여성 래퍼에 이은 세 번째 신기록 타이틀 달성이었다. 양성애자였던 그녀는 동성애자가 됐고, 임신까지 했다.


독보적인 차원의 차별적 포지셔닝의 기술을 휘두르는 개인에게는 언제나 혀를 휘휘 내두르게 된다.



목걸이 예쁘다.



내 사전에 눈치란 없다.


물불을 가릴 줄 모르는 무지성 객기와 흔들림 없이 강인한 멘탈 그리고 환상적인 랩 스킬, 셋이 융합해 만든 판타지 로드, 그녀는 그렇게 꽃밭을 걸어왔다.


하늘의 뜻을 헤아린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 앞으로도 누가 그녀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으랴!


하지만 좋은 건 역시 좋은 것이다.



So So Def!



제세동기 같은 앨범


오랜만에 <FUNKDAFIED>(1994)를 듣다가 기분이 좋아져 버렸습니다. 어느새 멈춰버린 <스눕피의 힙합 이야기>에 새 생명을 부여한 제세동기처럼 두근두근한 클래식 앨범을 한 장 소개하려니 기분이 좋더군요.


대한민국에서는 래퍼 '윤미래'가 그녀를 컨셉 모델로 삼아 데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설령 사실무근이어도 미국을 강타한 여성 래퍼 JD의 영향 아래에 그녀(윤미래)가 없었을 리 만무하고 또 진짜 없었다면 그것도 수상하니 일단 그런 걸로 하고 넘어갈게요.


이 앨범은 참 모든 트랙이 다 주옥같지만서도 4, 5, 7번 트랙을 빼놓으면 섭섭하니까 오늘은 그렇게 3곡을 추천하고 물러갑니다. 이 멘트 정말 오랜만이네요.


아무튼 언제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간만에 찾아뵙는 스눕피의 힙합 큐레이션]

Snoop Dogg과 Warren G는 뽀-나스!


[최근에 만든 브런치북 홍보, 많관부!]

https://brunch.co.kr/brunchbook/fashion-stories


POP QUIZ 1)
매거진과 브런치북의 종류에 따라 말투가 바뀌는 나, 비정상인가요?

POP QUIZ 2)
옷도 빈티지만 사고, 노래도 빈티지만 듣는 요즘의 나, 비정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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