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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Sep 06. 2023

힙합 성공 방정식

솔자보이와 21 새비지로부터 가볍게 배워보자규!



세상 어려운 일


복잡하게 생각하면 끝이 없어서 단순하게 살자고 다짐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서 가끔 돌아버리겠다는 기분이 든다.


Soulja Boy Tell'em



어른의 인생 준칙


초등학교 시절, 갱지로 된 가정통신문 위에는 숙제와 준비물, 금기 사항 등이 빼곡히 적혀 있어서 매주 선생님께서 나눠주는 그것이 나름 규칙적인 생활의 기준점이 되어 준 것도 같지만,


머리 다 큰 어른이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대단한 사치이자 그릇된 심보이고 보면, 자기가 나름대로 마련한 인생 준칙 몇 가지를 의식적으로 상기하면서 오늘의 선택과 그것들을 끝없이 비교하는 삶을 살 수 밖엔 없다.



모던 롤 모델 '솔자보이' 왈 "계획을 세워라!"



부럽누


어렸을 때는 몇십 마디 말로 떼 같은 돈을 버는 미국 래퍼들이 그렇게도 부러웠다(물론 지금도 부럽긴 매한가지이지만, 그 정도가 그땐 더 컸다).


저들은 대체 어떤 인생의 기준점을 마련했고, 또 얼마나 목표 지향적으로 살아가기에 저리 멋진 삶을 살 수 있는 걸까, 진심으로 궁금해했다.



Soulja's Money Stacking



운과 실력


성인이 되어 시간 낭비하며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니까, 어떤 생각 없는 래퍼들은 정말이지 천운을 타고나서 벼락같은 돈을 벌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하나 같이 이 세상 돌아가는 일을 명민하게 읽어내는 것은 물론 그 길목에 누구보다 빠르게 뻗대고 서서 자기를 대중 전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Super Man Soulja



Soulja Boy


예를 들면, 2000년대 중후반을 뜨겁게 달군 진짜 ‘이상한’ 래퍼 ‘솔자보이’는 유튜브 브이로그와 인플루언서의 시대를 앞서 살았던 화석과도 같은 존재인데, 그는 고유의 ‘이상한’ 명성과 말도 안 되는 에너지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2006년 3월 16일에 업로드된 '솔자보이'의 첫 유튜브 영상, 디지털 풍화와 열화에 끝끝내 삭아버렸다.



뚝딱 대충 일단


작곡 프로그램의 데모 버전으로 뚝딱 대충 만든 이상한 노래를 매일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그것에 맞는 춤을 소개하는 영상을 엉터리 같은 편집 기술과 함께 유튜브 초창기에 지속적으로 업로드하던 그는 (댄스 챌린지의 할아버지 격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Crank That (Soulja Boy)>(2007)이라는 곡의 메가 히트와 함께 폼 좋은 글로벌 스타가 되었다.



솔자보이텔름닷컴



순수한 열정


중요한 건 당시 그의 랩 실력과 춤 실력이 사실은 좀 많이 형편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 바이럴의 재미와 가능성을 본능적으로 예감한 아티스트였고, 그의 순수한 열정과 누구에게든 욕먹겠다는 그 각오를 꺾을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2008년, 베이프 화이트 티셔츠와 몽클레어 패딩 베스트를 조합한 스트리트 패션의 선구자 칸예와 구찌 스카프를 두른 솔자보이의 미친 조합



뭣이 중헌가


당시 선배 래퍼 카니예 웨스트는 그의 음악과 춤을 까 내리던 비평가들을 역으로 까 내리며 그의 크리에이티브를 옹호하기도 했는데,


스스로 만든 비트 위에서 새로운 언어,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춤을 선보이는 그의 음악이 힙합이 아니면 대체 무엇이 힙합이며, 언제까지 90년대 올드 스쿨 갱스터 랩을 운운하며 고리타분한 소리를 반복할 것이냐면서 화를 냈다.


2020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당시 칸예의 힙합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 비판의 대목을 곱씹어보면 칸예와 솔자보이, 이 두 사람의 어떤 앞선 감각이 살아 움직이는 듯 느껴진다.



21 Savage, 이싸나이프!



21 Savage


한편 화려한 인생 전적(6발의 총을 맞고 살아난 기사회생 스토리)과 그에 합당한 모노톤의 단조로운 랩, 그리고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못 쓰는)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위협적 말장난 스킬로 사람을 홀리는 마력의 힙합 아티스트 '21 Savage(21 새비지)'는 그의 성공을 앞당긴 최종 보스와도 같은 조건인 <남다른 마인드셋>에 힘입어 세계 최정상의 래퍼가 될 수 있었다.



개핵존멋, 나만 느껴?


진정성의 코드


그는 많은 래퍼들이 다른 사람들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위치를 잃는다면서,


나만의 작은 세계 속에 머물며 스스로 진실되고 모두에게 솔직한 ‘진정성’ 있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정상의 조합, 섹시하다!



반골의 개소리


평소 힙합 음악은 멀리 하고, 알앤비 음악만을 즐겨 듣는 걸로 유명한 ‘힙합’ 아티스트 ‘21 새비지’의 음악에는 ‘내가 이런 사람인 걸 나더러 어쩌라고?’로 정리할 수 있는, 아주 쿨한 반골 같은 생의 태도가 느껴진다.


그래서 그는 세상 진지한 목소리로 그야말로 개소리를 천연덕스럽게 늘어놓는다. 그의 음악 속에는 뻔한 이야기와 따분한 힙합 관습이 하나도 없다.



스눕피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21 Savage의 가사 일부에 밑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I'm a guap getter"



학습과 효율


또한 21 새비지는 공연 수익보다 음원 수익이 더 낭낭한 '돈 잘 버는' 현역 래퍼로도 유명한데, 잘 나가던 선배 래퍼들의 실수와 훗날의 실패를 지켜보면서 <음원에 대한 권리>를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것을 확실하게 실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졸라 섹시해!



돈이나 모으자


쓸데없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조용히 랩하고 녹음하며 돈이나 긁어모으는 성실하고도 단출한 힙합 라이프스타일이 아무튼 그를 최고의 위치에 있게 한 것이다. 심지어 녹음 스튜디오에 사람들이 득시글한 것이 싫어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함께 있어도 마음이 편한)만을 투입한다고도 말했다.



메트로 부민과 새비지



야, 말은 쉽지


예지적인 식견, 동물적인 감각, 타고난 재능, 아니, 이런 건 너무 비현실적인 얘기이고, 저기 저 솔자보이처럼 부끄러움 없이 욕먹을 각오와 무언가에 대한 순수한 열망이라도 있다면 좋으련만 그것도 부족하다면, 결국 저기 저 21 새비지처럼 자기와 환경을 돌아보면서 계속 나만의 기준점을 만들어나가는 인생 철칙이 매우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꼭 힙합에 적용되는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제이지를 꿈꾸는 새비지, 어쩌면 가능할 것도 같다.



고달프지 않게


오늘의 글문을 열며 '단순하게 살자'라는 다짐이 어쨌든 세상 참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는데, 머쓱하지만 돌고 돌아 같은 답을 내려야만 할 것 같다.


다만 기준은 확실하게,

그러나 단순하게 살아야지.


생각, 상상, 걱정이 많으면

그 인생이 고달프니까.



[오늘의 추천 노래]

5곡 16분으로 아주 가볍게!



[그리고 함께 읽으면 좋은 브런치북]

https://brunch.co.kr/brunchbook/hip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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