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눕피 Jun 01. 2024

시시콜콜 베이프 BAPE 단상

포토그래퍼 '숀 모텐슨'과 래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Shawn Mortensen

(1965-2009)


2009년 작고한 LA 출신의 포토그래퍼 '숀 모텐슨(Shawn Mortensen)',


Shawn Mortensen / Discogs


그는 생전 The Source, Vibe, SPIN, XXL부터 Interview, Flaunt, Vogue, Harper's Bazaar, GQ, Esquire에 이르는 유수의 매거진 커버 및 나이키, 슈프림, 스투시 등의 브랜드 광고 촬영을 진행했고,


멕시코의 시민 봉기, 자메이카의 댄스 문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의 에이즈 인식 개선 활동 등에 직접 참여해 사진으로 기록한 대담한 모험가이자 예술가였다.



UGK의 띵반 <Super Tight>(1994)의 앨범 포토를 담당하기도 했던 숀 모텐슨 / 슈프림 24SS 컬렉션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90년대 초반부터 언더그라운드 파티를 이끌고 즐기면서 펑크 록과 힙합 씬에 깊이 관여했고, (당대의 록스타들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누군진 들어봤는데, 어떻게 생겼는진 잘 모르겠다던 래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멋지게 담아냈는데, 그것들은 시간이 흘러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씬의 기록이자 커다란 상징이 되었다.




BIGGIE BAPE BABY




한편 1997년, 숀 모텐슨은 래퍼 비기 Biggie와의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이 진행되던 중 비기는 숀이 입고 있던 BAPE 베이프 카모 재킷에 큰 관심을 보였고, 숀은 비기에게 자신의 옷을 전달했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재킷을 어깨에 걸치고 촬영을 마친 비기는 숀에게 해당 재킷을 만든 디자이너에 관해 물었고, 숀은 옷의 제작자인 그의 일본 친구 Nigo 니고를 소개했다.



"It's My Life... Or It Seemed Like A Good Idea At The Time" / BAPE Gallery / 2002



이후 비기는 니고에게 연락했고, 니고는 기뻐하며 비기의 덩치에 맞는 커스텀 피스를 준비했다고 전해지는데, 갑작스러운 비기의 죽음으로 인해 비기와 커스텀 베이프와의 예술 같았을 만남은 불발되고야 말았다.





그런데 만약 비기가 죽지 않고, 니고가 특수 제작한 베이프의 커스텀 피스와 합일했다면 00년대 스트리트 패션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퍼렐과 칸예는 베이프와 또 어떤 방식으로 엮여서 세상을 움직였을까?


참 덧없고 쓸데없고 한가한 상상이 아닐 수 없다.





THE FIRST BAPER


미국 힙합 씬에서 베이프를 유행시킨 장본인이 누구인가? 아니, 보다 먼저 누가 그것을 최초로 입었는가에 관한 논쟁 또한 자주 있어왔다.


Jadakiss 자다키스, Lil Wayne 릴 웨인, Soulja Boy 솔자 보이 그리고 전설의 Pharrell 퍼렐과 Kanye 칸예까지 말이다.



자다키스의 <Time's Up> 뮤비의 한 장면 / 릴 웨인의 <Hustler Musik> 뮤비의 한 장면 / 컬러풀 베이프스타와 함께한 솔자보이 그리고 칸예



그런데 당최 뭣이 중하단 말인가?

참 우라지게 부러울 뿐이 아닌가?


누군가(그것도 문화적으로 대단히 영향력 있는 최고의 예술가 양반들이) 내가 만든 무언가를 앞다투어 무료로 홍보해 주고, 내가 그것을 제일 먼저 알고 향유했다며 짜릿하게 경쟁해 주고, 주변에 열심히 뽐내고 드러내는 모습을 멀리 서서(바다 건너) 흐뭇하게 지켜보는 일 말이다. 쩝.


나의 이야기에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재주, 그런데 그렇게 모인 커뮤니티가 하나의 세력이 되고, 그들이 단순한 공감이나 지지를 넘어 소비를, 아니, 단편적 소비를 넘어 관련 콘텐츠를 재창조하고 이야기 자본을 투자해 주는 경지에 이른다는 것, 그런 것들에 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보는 요즘이다.


글의 방향성이 몇 번을 휙휙 바뀌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하지만 이토록 대책 없이 아무 생각이나 마구 옮기면서도 또 정확히 이 맛이 너무나 좋은지라 이러한 점이 오래도록 블로그를 즐겁게 운영할 수 있는 작지만 큰 이유가 되어준다.


무엇보다 이런 뻘글에도 너그러이 '좋아요' 버튼을 꾹 눌러주시는 구독자 님들께, 비록 단 하나의 입이지만, 감사의 말씀을 거듭 올립니다.



[함께 들으면 정말 좋은 노래]

"The policemen are your friends"


[염치 불고 함께 보면 좋은 영상]

https://youtu.be/rE9QIvA-bTE?si=EGMEK3KHeqf5iNC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