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볍게 패션 단상

꼼데가르송의 게릴라 스토어와 피치 덴&아디다스

by 스눕피



게릴라 스토어


꼼데가르송의 레이 카와쿠보와 그녀의 남편 아드리안 조페는 2004년을 시작으로 전통적인 패션 중심지와 번화가를 멀리 벗어난 지역의 오래된 누들 바, 서점, 약국, 은행 자리를 빌려 '게릴라 스토어'를 오픈해 약 1년간 운영하는 규칙 없는 리테일 실험을 진행했다. 베를린, 바르샤바, 헬싱키, 스톡홀름, 바르셀로나, 레이캬비크, 아테네 속 패션과 무관한 투박한 공간을 찾아 런웨이의 전위적 의상과 지난 시즌의 재고를 판매하는 전략이었다.



그들은 전문 건축가와 디자이너도 고용하지 않았고, 최소한의 인테리어 예산을 사용했으며, 수백 개의 포스터와 입소문만으로 스토어를 홍보했다. 고객을 너무 쉽고 편하게 만들지 말자는 생각으로 두 사람은 사람들이 생각과 발견의 길을 따라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공간에 일단 발을 들이도록 유도했고, 첨단 패션과 어색하게 충돌하는 공간 예술의 경험을 제안했다.



게릴라 스토어를 기획하던 당시의 아드리안 조페는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며, 성공에 만족하는 순간 그 에너지를 잃기 시작한다는 숭고한 메시지를 던졌는데, 잘 만들어진 패션 트렌드의 세련된 무매력을 경계하기 위해 탄생한 20년 전의 공간 아이디어가 오늘날의 난무하는 트렌디한 패션 팝업 스토어가 전시하는 매일 새로운 무매력과 대비되는 듯하여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고, 결국 자신이 지지하는 모든 것에 대한 치열한 생각 에너지만이 이 세상을 의미 있게 바꾸어 나갈 수 있겠다는 당연한 생각이 새롭게 들었다.


개인의 생각은 독창적인 본능이므로, 주변을 돌아보는 순간 무디어진다는 것, 우리는 왜 알면서도 그것을 실천하지 못할까. '우리'라면서 여러분을 교묘히 싸잡으려는 '나'의 못난 본능처럼 혼자 걸어가기엔 두려워서일까.



피치 덴과 아디다스


런던 기반의 신진 패션 레이블 'Peachy Den 피치 덴'의 아디다스 협업 디자인이 너무 귀엽고 좋아서 창립자의 인터뷰를 마구 찾아보았는데요, 인상적인 메시지가 하나 있어 짧게 소개해보려 합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나요?

"뭔가 정말 터질 것 같다는 직감과 압도적인 감각이라고 분명 생각해요. 모든 트렌드를 졸졸 따라가기보다는 우리 커뮤니티에서 공명할 수 있을 거라 느껴지는 트렌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죠.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와닿는 트렌드를 감별하는 겁니다."

from endclothing.com


아주 어린 시절부터의 불변의 취향이지만, 아무튼 저는 '나이키'보다는 '아디다스'에 항상 끌리네요.


여러분은 어떤 브랜드를 더 선호하시나요? 쩝.


Peachy Den X Adidas


[오늘 왠지 함께 듣고 싶은 노래]

아주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7월의 패션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