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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로즈 특집

feat. 인터뷰 소개, CAT 부츠, 티모시 샬라메

by 스눕피


① 마틴 로즈 인터뷰 소개


<System Magazine's Issue 20>(Winter 2022/2023)에 실린 디자이너 'Martine Rose'와 그녀의 절친이자 스타일리스트 파트너 'Tamara Rothstein'의 인터뷰 'There are way more rules to push against in menswear.'

부분 부분 다시 읽다가 블로그에 소개하면 너무 좋겠다 싶어 내 마음을 때린 몇 문단을 의역해보았다.

이렇게 좋은 인터뷰를 이렇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렇게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감사하고 행복할 수가 없다.

마틴 로즈의 팬이라면, 꼭 한번 전문을 읽어보길 권한다.



<패션의 현실성과 접근성>


마틴 로즈: 전 이런 현실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 레퍼런스는 언제나 접근 가능성에 관한 것이에요.


타마라 로스타인: 너의 옷은 항상 실제 있을 법해야 하잖아. 네가 입을만한 옷이랄까?


마틴 로즈: 현실성이 있어야만 해요. 뭐랄까, 완전한 판타지는 아닌 거죠. 제가 인식할 수 있어야만 다른 곳으로 밀어붙일 수가 있어요.





<관찰하기>


타마라 로스타인: 마틴과 저는 정말 정말 다른데요, 저희는 어른들이 옷 입는 걸 지켜보던 공통의 경험이 있어요. 지금도 여전히 그러고 있고요.


마틴 로즈: 관찰하기.


타마라 로스타인: 우리가 한 방에 있다가 제가 곁눈질로 뭔가를 보게 되고, 한 10분이 지나서 "아까 그거 봤어?"라고 물으면 마틴이 "무조건 봤지."라고 말할 거란 걸 알아요.




왜 두 분이 같은 디테일에 주목한다고 생각하나요?


타마라 로스타인: 그건 그냥 사람과 옷 그리고 그 옷이 한 사람의 개성을 어떻게 드러내는지에 대한 진실된 관심 때문이에요. 그 사람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요. 저희 둘 다 우리의 접근 방식에 있어 전혀 정체되지 않았던 점도 이유라고 생각해요.


마틴 로즈: 효과가 있는 공식을 찾아서 그걸 잠시나마 반복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죠. 완전 이해도 되고요. 마법 같은 걸 찾아서 계속 그렇게 하는 것이죠. 그런데 타마라와 저는 결코 그런 적이 없어요. 제가 특정 디자인 패턴에 빠지거나, 타마라가 그러면...


타마라 로스타인: 스타일링을 하거나 뭔가를 조합할 때...


마틴 로즈: 그럴 때 우린 서로에게 말해줄 수 있어요. 저는 타마라의 과정을 지켜보는 게 정말 즐거워요. 타마라에게 옷을 한가득 주는 것도 좋고, 타마라가 들어와서 어떤 옷에 끌렸는지 보는 것도 좋아해요...




<자의식과 평가>


자의식 같은 건 전혀 없나요?


마틴 로즈: 네, 없어요. 특히, 타마라와 있을 때는요. 다른 많은 상황에서는, 심지어 디자인 팀과 있을 때에도 자의식은 느낄 수 있어요. 아시다시피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잖아요. 제 팀원들도 저에게 아이디어를 보여줄 때 불안해하는 걸 알아요. 왜냐하면 그건 자신을 노출하는 거니까요.


당신이 대놓고 평가를 유도하는 거잖아요?


마틴 로즈: 맞아요. 완전히 자신을 내보이는 거죠.


타마라 로스타인: 저희 둘 다 야망이 있긴 한데요, 세상을 다 가져버리고 싶은 그런 야망은 아니에요.


마틴 로즈: 우리는 그저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을 뿐이에요.


타마라 로스타인: 저는 그것에 대해 '어떤 것이 될 수 있는지, 어디로 나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부터 왔는지'에 대한 문제로 봐요. 왜냐하면 저희는 향수에 젖을 수도 있거든요. [마틴에게] 머레이한테 우리가 소호에서 체육관으로 걸어가던 모습을 참고했다고 말했잖아.


마틴 로즈: 맞아요. 그게 지난 컬렉션에 있었죠. "자, 운동 가방을 등에 딱 메고 왔다 갔다 해봐. 2008년 컴튼 스트리트라고 가정하고."





<레퍼런스>


결국, 아주 특정한 시간과 장소의 문화로 다시 연결되는 것 같아요. 두 분 모두 그런 경험을 했고요.


마틴 로즈: 정확해요. 제가 인식할 수 있는 무언가에 뿌리를 두어야 해요. 다른 곳으로 갈 수는 있지만, 제가 인식할 수 있는 무언가와 연결될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때론 그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곤 해요. 뉴욕에서 어떤 사람들이 다가와서 정말 어메이징 한 반응을 보여줬던 적이 있어요.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왜냐하면 그건 너무나 구체적인 레퍼런스들이었거든요.



전 세계에서 그걸 이해할 사람이 50명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마틴 로즈: 정확해요. 그런데도 어떻게든 그걸 초월해 버리는 거죠.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메시지가 되거나, 아니면 훨씬 더 니치하다고 생각했던 레퍼런스를 실제로 이해한다는 것을요. 사람들이 그걸 알아보거나, 적어도 어떤 버전으로서는 이해하는 거죠.



타마라 로스타인: 게다가 우리는 절대 한 가지에서만 따오진 않잖아요, 그렇죠? 그 모든 작은 조각들이 합쳐지는 거죠.


마틴 로즈: 겹겹이 쌓인 수많은 레퍼런스들이죠. 그리고 가끔은 사람들이 그 레퍼런스를 이해하지 않았으면 할 때도 있어요.


타마라 로스타인: 가끔은 저희조차 어디서 온 건지 모를 때가 있어요.


마틴 로즈: 어딘가에 연기처럼 그냥 거기 있는 거예요.




<성장과 계획>


마틴 로즈: 장기적으로 보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을 정말 즐기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좋아해요.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는 것도 좋아요. 서두르지 않아요. 성장하는 건 좋지만, 신중하게, 적절한 시점에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작정 성장만을 목표로 하진 않아요. 디자인 팀의 한 친구가 얼마 전에 제게 "당신은 내일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처럼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는데요, 그건 사실이에요. 저는 정말 내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요. 그건 축복이자 저주일 수 있죠. 저는 계획을 세우지 않아요. 오롯이 '지금'을 믿어요.




<시작점>


그건 일종의 보호막이었나요?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 모른 채 뛰어드는 순진함 같은 거요?


마틴 로즈: 아, 제길슨, 맞아요. 그렇지 않았으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LMNOP(마틴과 타마라가 공동 창업한 첫 브랜드)를 끝낼 때쯤, 타마라는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확신이 있었고, 저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걸 확신했어요. 그래서 그건 정말 테스트 무대였죠.


타마라 로스타인: LMNOP는 조금 성장하긴 했지만, 옷을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수익이 나질 않았어요.


마틴 로즈: 주먹구구식으로 손해를 보긴 했지만, 정말로 데일만큼 오래 하지는 않았어요. 우리가 지루해질 때까지만 했죠. 그리고 그게 저를 너무 지치게 하지는 않아서 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곧바로 당신의 브랜드로 다시 뛰어들었으니까요.


마틴 로즈: 네, 바로 다시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솔직히 지금 제가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니, 제길슨, 절대 안 했을 거예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그 순진함이 초반에 저를 보호해 줬기 때문이에요. 정말로요.




<살아있는 경험, 하나의 연구>


마틴 로즈: 그때 저는 무단 거주를 하고 있었고, 제 딸 발렌타인이 태어났어요. 진짜 빨리 철들어야 했죠. 34살까지 바에서 일하고 있었고, 틈틈이 가르치는 일도 했어요. 클럽에서 일하는 것도 좋아했고, 바에서 일하는 것도 좋아했어요. 저는 사람들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교류가 너무 좋았거든요. 저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는 편이었고, 바에서 일하면서 멋진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솔직히 말해서 계속 바에서 일했어도 행복했을 거예요. 저는 이 업계에 대해 약간은 애증의 감정을 항상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발렌타인을 낳고 나서 쫓겨나게 됐을 때, 더는 이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마라 로스타인: 책임감 때문이지? 그렇지?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의지하게 되면, 그땐 이야기가 달라지죠. 클럽과 바에서 일하는 걸 좋아했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신이 옷을 이해하는 방식은 그런 특정한, 살아있는 사회적 맥락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어떤 고상한 담론이 아니라요.


마틴 로즈: 맞아요. 같은 맥락이죠. 저는 소호에 있는 블랙스(Blacks)와 센추리(Century) 그리고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에서 일했어요. 그곳에서 얻은 지식과 만났던 모든 사람들... 그것들이 제 디자인 작업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어요. 제가 기억하는 그 캐릭터들은 밤낮으로 제 머릿속에 뒤섞여 있다가 결국 컬렉션으로 토해지듯 나오죠. [웃음] 정말 그래요. 아직도 사람들과 그 밤들을 떠올리면서 레퍼런스를 찾곤 해요. 사실 바에서 일하던 때가 그립기도 해요. 저한테는 단순히 아르바이트 이상의 것이었거든요.


거의 연구였네요?


마틴 로즈: 맞아요.



② 알쓸없정(알아도 쓸데없을 정보)


세계 최대의 건설/광산 장비, 가스 엔진, 공업용 가스터빈 생산 업체 Caterpillar 캐터필라사(CAT)의 라이센스 워크웨어 브랜드 CAT의 베스트셀러는 단연 부츠였는데, 그것은 탁월한 접지력과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하는 기능성 작업화로 최초 탄생했다.



그런데,


우탱 클랜, 맙딥, 비기 등 90년대 동부 힙합의 지존들께서 (건설 현장에 출근할 것도 아니면서) CAT 부츠를 그들의 일상 속에서 열심히 즐겨 신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무척이나 견고하고 꽤나 단순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CAT의 작업 부츠는 그 어떤 힙합 바지와도 아주 잘 어울렸고, 무엇보다 겨울철의 뉴욕은 너무 추워 보온성이 좋은 부츠는 필수 아이템이었다고 우탱의 리더 RZA 삼촌이 어떤 매거진 인터뷰에서 말해줬다.


참고로 이건 내 생각인데,


이 힙합하는 양반들이 험난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건 육체 노동자들이나 자신들과 같은 혓바닥 노동자들이나 매한가지라고 단단히 착각했던 모양인지 일종의 터프한 상징성을 담아 자신들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서 CAT 부츠를 자주 신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사실 이 말을 엄청 하고 싶었지만) 한편 2011년에는 디자이너 마틴 로즈가 CAT과 디자인 파트너십을 맺고 캡슐 컬렉션 부츠를 선보인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톰보이였던 어린 시절의 마틴 로즈는 CAT Colorado 모델을 즐겨 신었고, 실제로 2010년의 룩북에서는 CAT의 Sequoia 부츠를 활용하기도 했다는데,


그녀는 이렇게 (꽤 오래전부터) 지극히 개인적인 자신의 시대 체험을 창의적으로 재현하는 복고 감각을 예리하게 다듬으면서 (조용히 그러나 강력히) 현대 패션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해 왔다는 점을 우린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핑크&오렌지 부츠 진짜 귀엽다.




③ 마미티(마틴 로즈 미는 티모시)


켄드릭 라마에게 마틴 로즈를 강제 주입한 스타일리스트 'Taylor McNeill'이 이번에는 티모시 샬라메의 옷장에 마틴 로즈를 지독히 밀어 넣고 있는 것 같다. 베르바토프 백작(어딘가 닮았는데), 아니, 티모시 백작은 진짜 개존잘이구나. 근데 인간적으로 트루 릴리젼은 밀지 말아줘요. 아, 매너해~ 살살해~


3 마틴모시 + 1 트루모시 = 이게 되네?


■ 매거진 원문 출처

https://system-magazine.com/issues/issue-20/momentum-martine-rose-tamara-rothstein


■ 스타일리스트 Taylor McNeill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aylor__mcneill/



[그리고 오늘의 추천 노래]

사람이 한결같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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