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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임으로 어둠에 맞서자!

패션 디자이너 '아시시 굽타'의 ASHISH

by 스눕피


Ashish Gupta


런던 기반의 델리 출신 패션 디자이너 아시시 굽타는 지난 25년 간 화려한 수공예 스팽글 디자인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델리에서 순수 미술을 공부한 아시시 굽타는 2000년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 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에게 스팽글이란 빌어먹을 정도로 따분한 삶에 대한 항의이자 우리가 살고 있는 끔찍한 세상에 대한 반항이고 고급 취향과 저급 취향의 매혹적인 충돌과 같다.



스팽글은 원초적인 반짝임과 숨길 수 없이 빛나는 생각으로 가득한 대도시 밤문화의 필수 조연인데, 아시시 굽타에게 화려한 밤문화란 자신과 같은 이민자와 퀴어가 규범적인 세상으로부터 숨어들 수 있는 완벽한 도피처였다.



저널리스트 에바 와이즈먼은 말한다.


인간이 반짝이는 것에 끌리는 이유는 우리의 조상들이 물을 찾아 강물에 반사되는 빛을 찾았던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이다.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받으며 가톨릭 남자 학교에 출석하던 디자이너의 내성적인 어린 시절에 있어 ‘보그’ 잡지는 환상 같은 마법으로 가득한 도피처였다.



이후 아시시 굽타는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을 공부하게 되는데, 화려한 소재 사용을 고민하던 그에게 학교의 코스 디렉터 ‘루이스 윌슨’은 “꿈을 꾸고, 요정 같은 원단을 사용하라”는 인생 최고의 조언을 전한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굽타의 코스 리더였던 ‘루이스 윌슨’


2016년, 아시시 굽타는 한 집회에서 '반짝임으로 어둠에 맞서자! (Fighting Gloom With Glitter!)'라는 반짝이는 표지판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 그는 이를 평범한 일상에 반항하는 시퀸 소재 패션으로 연결했다.



2017년 봄 컬렉션 쇼가 끝날 때, 그는 ‘Immigrant’라고 적힌 화이트 셔츠를 입고 인사했다.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의 혐오 캠페인에 맞서 이 시대의 이민자가 얼마나 오해받고 비난받는지를 용기 있게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그는 커리어 내내 사회적 이슈에 대해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왔다.


수요가 급증하자 브라운즈 패션에서 80달러에 티셔츠를 출시했다.


“제가 티셔츠로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것뿐이에요. 저는 이민자들이 일어나서 자신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자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팬데믹 기간에 열린 그의 브랜드 20주년 회고전에서 그는 다양한 피부색의 마네킹을 특수 제작했다. 다양성을 지지하겠다는 의지였다.



2025년 가을 컬렉션에서는 브랜드의 시그니처로서 생동감 넘치는 시퀸 아트워크와 성소수자 탄압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았다.



역시 쇼가 끝나고, 그는 유럽의 아트 듀오 ‘길버트 & 조지’의 그래픽 아트 <Coloured Friends >(1982)를 담은 빈티지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그에게 패션이란 이야기를 전하고 사회를 비추는 매체이며 세상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이었으리라.



굽타는 말한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은 당신의 시각, 당신 삶의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며, 분노와 혐오가 가득한 이 세상에서 패션(예술)의 역할이란 반대 의견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것이고, 이로부터 희망을 찾는다고 말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ERAS 투어를 위한 커스텀 의상을 제작한 ASHISH


ASHISH의 아이템을 착용한 마일리 사이러스와 케이티 페리 그리고 메리 제이 블라이즈


따라서 그의 의상이 뿜어내는 이토록 화려하고 즐거운 컬러란 그것을 입는 이에게 기쁨을 가져다주고, 그 기쁨이 반드시 밝은 내일로 향하리라는 그의 믿음을 정직하게 반영하는 뜨거운 메시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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