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안 자카리' 그리고 사복의 요정 '롤리 바히아'
패션 브랜드 DAUAN JACARI 다우안 자카리를 창립한 뉴욕 출신의 무용가 혹은 디자이너 DJ 샤펠은 대형 할인 유통사 Target 타깃에서 구매한 남성 복서(언더웨어 5장 팩)를 이리저리 자르고 겹쳐 재봉틀을 활용한 나선형 스커트를 만들었다.
우연한 실험으로 제작된 그것은 누가 봐도 특별한 멋을 발했고, 곧 뉴욕의 패션 피플을 사로잡았다.
고교 시절, DJ 샤펠은 현대 발레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런 그의 <춤과 패션이 교차하는 세계>가 시작된 곳은 그가 진학한 피츠버그 무용학교의 의상실이었다.
연속해 옷을 갈아입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연극과 무용이라는 예술의 한가운데에서 DJ 샤펠은 의상 아카이브를 뒤지고, 요청받은 물건들을 꺼내고, 옷감을 직접 만지고 뒤집어보며 옷의 제작 방식을 독학한다.
브랜드의 이름을 제공한 Dauan Jacari는 그의 페르소나(Dauan Jacari Dick Jockey)다.
그는 흑인 퀴어 소년들의 미래 조상으로서, 진정성 있게 살아가는 삶의 흔적을 후대에 전수할 방법을 찾는다. 따라서 브랜드에 흑인 게이 남성의 제약 없는 자기표현, 그것을 펼쳐 보이는 천국을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브랜드 컬렉션을 살펴보면, 작금의 남성복에 필요한 것을 채우려는 탐구 정신과 몸의 움직임에 대한 성찰이 묻어나는 분명한 유동성과 판타지를 느낄 수 있다.
2024년 S/S 시즌 론칭 캠페인(Paradise)의 소개 글이 친절히 일러주듯이 말이다.
business suit and tracksuit become one
highlighting the male form with new silhouettes
designed to transform; office to vacation
all in one garments for easy travel/packing
sagging becomes professional
DJ 샤펠은 독학으로 의상을 공부하며 6년 동안 참고 자료를 모으고 바인더에 정리하며 세상에 무얼 제공하고 싶은지 고민했다.
또한 자신의 작품을 대중 공개하기 전엔 그것을 보관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작업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렇게 철두철미한 그의 패션 목표가 다름 아닌 <일상생활을 위한 옷>을 만들어 그것과 함께 살아가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점은 꽤나 흥미롭다. 세상 당연한 얘기 같지만, 그리 당연하기에 가장 어려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는 것. 완전한 반전 매력이 돋아버리는 것이다. 호올리 쓑!
개인적인 감상을 조금 더 밝히자면,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위대한 마틴 로즈(Martine Rose)를 꼽아버리는 그가 그녀와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현대 남성복의 틀을 철저히 깨어나가며 또 다른 패션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란 주제넘은 확신이 든다는 것인데,
DJ 샤펠의 새로운 예술적 영감과 야심 찬 에너지가 불러 올 최신 남성복 트렌드의 흥미로운 변화를 함께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아무튼간에 오늘의 포스트는 소정의 원고료 없이 스눕피 개인의 열정 페이를 기반으로 패션 브랜드 DAUAN JACARI와 함께했습니다.
빈틈 가득한 십프피로서 본받고 싶은 탁월한 준비력이 감탄스럽고, 노잼 라이프를 꾸역꾸역 살아가는 요즘의 제게 창의적인 기운을 가득 불어넣어 주어서 감사합니다. 꾸벅!
2025년 상반기 - 단연 최고의 사복 영감,
우주에서 팔라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
샤넬 런웨이의 오프닝 깡패 여제,
잘생쁜 프랑스 모델 Loli Bahia 롤리 바히아.
떨어지는 핏감도, 차오르는 쿨함도, 알 길 없는 준비 시간도, 모든 것이 더없이 이상적이다.
존경합니다!
■ 오늘 왠지 함께 듣고 싶은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