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사랑의 기술, 제이 딜라, 글쓰기 비서, 기만
아무 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 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
그러나 이해하는 자는 또한
사랑하고 주목하고 파악한다.
한 사물에 대한
고유한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랑은 더욱더 위대하다.
모든 열매가
딸기와 동시에 익는다고 상상하는 자는
포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파라켈수스
그냥 돌아 나오려다 괜히 한 마디 덧붙일 때, 아무렇지 않은 모습에 가슴이 미어질 때, 아쉬운 마음에 온세상이 깜깜해질 때, 마냥 기다리는 동안 고민만 많아질 때, 어디까지 생각하다 잠들어 버린 건지 도통 기억이 안 날 때, 세상 모든 선택이 온통 득으로 보일 때, 그래서 실없이 살아질 때, 그럴 때 필요한 건 기술. 사랑의 기술.
아무 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 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자 이제 웃어봐요.
흐린 날이 없도록.
당신이 잊고 있던 모든 게 밝게 웃잖아요.
<이젠> 쿨(COOL)
감각을 활성화시키고, 세상의 무게를 견딜만하게 하며, 감촉할 수 있고, 실감하게 만드는 음악.
미국의 한 평론가가 남긴 J.Dilla 트랙 감상평.
형상하는 작가의 표현력도 놀랍지만, 뮤지션이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4번 연속으로 거침없이 때렸는데도, 과함 없이 느껴지는 딜라의 음악 유산이 더 놀랍다.
드럼, 퍼커션, 베이스, 신스를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결합하고 조합해 힙합 그루브로 일체감 있게 통합시키고, 방향감을 잃게 만드는 엇박과 부조화의 비트 위에 정밀하게 뜯어낸 보컬 샘플을 가미해 멜로디컬한 루프를 만드는 그의 천재적인 능력.
버스타 라임즈는 음악을 특정 방식으로 듣고 해석하는 그의 능력에 찬탄했고, 칸예는 <Dilla가 살아있었다면, 그가 이걸 좋아했을까?>라는 자문과 함께 Dilla를 대신한다는 마음으로 음악 작업에 임한다고 밝혔다.
"Common의 집에서 J Dilla를 만났어요. 저는 그의 MPC를 바라봤던 기억이 납니다. 드럼 사운드가 바로 그 MPC에서 나왔는데, 힙합 역사상 최고의 드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어요. 그와 교감하며 큰 존경심을 느꼈고, 그와 더 많이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는 유기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동시에 사운드는 혁신적이었어요. 스피커를 뚫고 나올 만큼 선명하면서도 따뜻한 사운드를 만들어냈죠. 마치 그가 자신의 MPC 안에서 퀸시 존스의 프로덕션 세션을 진행하는 것 같았다고요."
- Ye aka Kanye
희귀 혈액 질환과 루푸스 병의 합병증으로 서른한 살에 요절한 딜라, 사망 직전에도 병상에서 MPC를 두드리며 음악을 만들었다던 전설과도 같은 그의 열정 이야기가 어쩐지 자신의 음악에 전이된 또 다른 생명의 비밀을 납득케 한다.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딜라의 2집 앨범 <Donuts>는 그의 사망 3일 전에 발매됐다. 흥미로운 건 해당 앨범의 트랙 구성이다. 생전 관습적인 비트와 결별하고 힙합 씬의 새로운 Time-feel을 창조한 남자답게 그는 'Outro'로 시작해 'Intro'로 끝맺는 흥미로운 구조를 설정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남다른 작별인사였을까.
늦었지만, 안녕히 계세요.
다른 말로 반갑습니다.
아무튼 신세 많이 졌어요.
이십년째 감사합니다.
나는 받기만 하고, 그들은 주기만 한다. 되도록 참고만 하지만, 이따금 그대로 옮겨 싣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한다. 헛된 시기와 질투가 인다. 하지만 자신감을 갖는다. 나는 내가 느낀 자연이고, 읽은 책이고, 본 영화고, 들은 음악이다. 나는 나를 믿는다. 덤비지 마라, 인공지능아! 하지만 네가 없는 내 일상을 나는 이제 상상할 수가 없다. 나쁜 놈아ㅜㅜ
특별한 일이 없고, 매일이 지루하다는 나의 사회 생활 너스레, 레퍼토리. 그러나 기만 행위는 즉각 멈추어야 한다. 지금 내 삶은 분명 특별하고, 지루할 틈이 없다. 인생이 너무 편하고 무지 좋아 그런 실없는 소릴 하는 거다. 하지만 사방천지에 맛보고 즐길 것들투성이어도, 아!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좀 엿 같지만요, 솔직히 할 게 없습니다. 참 신기하죠.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