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내는 쪽이 듣는 쪽보다 아마 더 괴로울 거야.
"제가 가장 아끼는 물건 중 하나는 스마일리 애시드 하우스 티셔츠예요. 원단이 너무 얇고 투명해서 마치 실크 같아요. 사촌에게서 받은 건데요, 그가 애시드 하우스에 푹 빠져 있었거든요. 89년부터 갖고 있었어요. 어머니는 제가 이 티셔츠 입는 것을 금지하셨고, 물론 지금도 너무 비쳐서 입을 수는 없지만요. 이제는 정말 소중한 물건이 되었어요. 수없이 빨았고, 이제는 아름답고도 연약한 물건이 되었죠. 여전히, 제게 중요한 어떤 시점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누군가가 내가 만든 것을 20년 동안 간직해 주고, 비록 더 이상 입지 않는다 해도 그 존재만으로 무언가를 느낀다는 것 — 그런 마음을 품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게, 참 고마워요.”
패션 디자이너 Martine Rose
옷장을 열면 낡아 빠진 티셔츠가 한가득이다. 전문 용어로 빈티지 병환 혹은 세컨핸드 질환.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들이 내게 <소중함>의 감각을 불러일으키진 못한다. 내 마음을 따스히 덥혀 줄 정서적 출처가 없어서 그런가 보다. 한편 우리의 인생을 원점 혹은 기점과의 거리를 끝없이 재며 확인해 나가는 모습으로 표현한 작가도 있었는데, 티셔츠 이야기에 그것의 비유를 적용해 보려니 꽤나 거창하고 부끄럽다.
한창 패션에 관심 많던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롯데월드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마땅히 입고 갈 옷이 없어 거침없이 안방 장롱을 열어젖혔다. 전면 프린트가 다 까진 흰색 리바이스 반팔 티셔츠와 군데군데 얼룩이 묻은 살구색 게스 옥스퍼드 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 나 아빠 옷 좀 입어도 돼?"
중년의 기운을 입은 채 서울로 가는 지하철에 오른 중2병 패션 환자. 어딘가 불편하고 어색한 기분에 얼보이는 창문 거울에 전신을 비춰보며 옷매무새를 만지고 쓸데없이 툭툭 먼지를 털어내던 그날의 퀴퀴한 장롱 속 곰팡내와 비릿한 봄 냄새가 여전히 내 마음을 간지럽히는 듯하다. 그날의 우리는 지금 어디쯤에 와 있을까. 아, 제길슨! 너무 슬프다ㅜㅜ
위대한 마틴 로즈 센세의 인터뷰는 언제나 나를 움직이게 하고 또 생각하게 한다.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고. 질리지도 않는다.
퍼지지 않게, 무뎌지지 않게,
소중함을 잃지 않고, 감사함을 잊지 않도록.
존경합니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다. 조급해하지 말라. 전부 다 때가 있다. 그런 말들이 왜 자꾸만 고고하게 느껴질까. 큰일이다. 이 세상을 살아낸다는 것의 의미란 무얼까. 인식 너머의 불안과 좌절에 대한 인정 혹은 망설임, 혹시 모를 사랑과 희망에 대한 기대 혹은 용기 정도가 될까. 그래서 (적어도 내겐) 지금, 오늘만큼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또 없지만, 대체로 행복하고 즐거운 편이니 매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1분기에 뜻한 바를 차분히 이루어 가는 소중한 5월이 되길 바랍니다. 함께 노력해 보아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비가 그치면 좋겠어. 전화가 오면 좋겠어. 두 개의 소원은 항상 하나만 이뤄지니까.
"잘 지내"란 말을 꺼내는 쪽이, 듣는 쪽보다 아마 더 괴로울 거야. 따뜻한 마음을 품을 때엔 마음 한구석이 저릿해오는 걸.
<2 つの願い> by. Makihara Noriyuki
내 나이 서른여섯.
노래로 인생을 배우고,
노래로 사랑을 배우고,
노래로 일어를 배운다.
쩝.
■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