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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으면 좋겠다.

보장 없는 세계 속의 행복 & 힙합 샘플 찾아 듣기

by 스눕피



행복하세요!


사람은 독립된 개체이기 때문에 보장 없는 세계를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했다. 그런 연유로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무력감과 어느 정도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겠다는 냉소적 낙관주의를 동시에 품을 줄 아는 능력이 곧 생존의 기술과 직결하는 듯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좋은 일을 겪기를, 그래서 기분 좋은 경험이 축적되기를 바라면서 산다. 하지만 경험은 개인의 의지와 사회적 우연이 만나는 모든 순간이기 때문에, 우연으로 뒤엉킨 우주에서 (노력하지 않아도) 어차피 될 일은 되고, (갖은 애를 써도) 안 될 일은 도무지 안 된다. 그렇다고 맥없이 의지를 죽이면 삶의 이유가 사라지니, 포기도 능력이란 잔인한 말은 어쩌면 딱 반만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딱 반만큼의 생각을 우리는 “현실”이라고 부른다.


성공을 가르치는 책에서는 자기 합리화나 남 탓을 죄악시한다. 하지만 자신을 탓하고 아프게 하면서 자꾸만 괴롭고 우울해하는 건 슬픈 일이다. 거기엔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 치사해 보여도 가상의 적을 하나 만들고, 약간의 책임을 전가하며 살아야 우리는 숨통이 트인다. 다만 양심껏 내 탓은 적당량 남겨둘 줄 아는 염치도 필요할 것이다.


Anyway 마음속에 품은 소망을 세상이 따라잡지 못해 좌절한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Stay up, just waiting.



샘플 크레딧 힙합


힙합 음악을 깊이 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노래의 Credits 크레딧에서 Samples 샘플을 확인해 보는 일이다.


힙합 음악의 샘플은 곡의 주요 무드를 설정하고, 컨텍스트를 알아채야 완결되는 게임판 위에서 프로듀서와 청자 간 정서적 연결의 힌트가 되고, 새로운 의미를 구성하는 비평의 언어가 되기 때문에 모르고 듣는 것보다는 알고 듣는 게 무조건 이롭고, 귀찮지만 상당히 의미 있다.


90년대 말, 네오소울 장르 형성에 핵심 역할을 한 그래미 수상 아티스트 ‘Maxwell 맥스웰’은 자신이 영감을 받은 사람과 멘토에 관해 솔직히 밝히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경의와 오마주의 표현을 떳떳하게 드러내는 일이 자신을 덜 빛나게 만드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것이 곧 Legacy라고 덧붙였다.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은밀하게, 샘플링과 콜라주로 예술하는 힙합판에서는 오죽하겠는가?


숨길 게 없고, 숨길 수 없는 시대다. 찾으면 다 나오는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를 아낌없이 누리고 즐기자. 누군가에겐 사서 고생일지라도 누군가에겐 더할 수 없이 행복한 놀이가 될 수 있으니까.


88년 발매된 미국의 R&B 그룹 Guy 의 정규 데뷔 앨범 <Guy> / 쌍팔년도의 뉴잭스윙과 슬로우 잼에 취해버리고 싶다면 개추개추!


오늘은 힙합 씬의 대표 샘플 고전인 Guy의 "Piece of my love"를 차용해 변주한 곡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어휴, 힙합 이거 언제 질리노.



■ 오늘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vsNms2Ysv0_PT-P1THTz81M_NQTDZsaK&si=XPcg3GSiLTd5TjGj

Piece of My Love:
Sampled in Hip-Hop

[원곡] Guy – Piece of My Love

Big Sean – Play No Games (feat. Chris Brown, Ty Dolla $ign)

2Pac – Run Tha Streetz (feat. Storm, Mutah, Michel’le)

Jay Rock – Redemption (feat. SZA)

2illeven – Nothin’ But A Playa

Z-Ro – Baby Momma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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