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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Jan 17. 2019

Drake가 찜한 아티스트 Tone Stith

딱 들으면 팍 꽂히는 알앤비 아티스트 '톤 스티스'에 관하여

가만히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서 죽을 것만 같은 그런 가수가 있다. 그런데 타고난 성질 상 그런 가수를 널리 소개하지 않고 계속 가만히 듣고만 있는 건 늘 곤욕이다. 널릴 광, 알릴 고. 대학에서 광고를 공부했기 때문이라는 터무니없는 이유도 한몫은 하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뭐 이럴 때는 답이 꽤 분명하고 간단하다. 그냥 바로 소개하면 되는 것이다.


목소리를 딱 들었을 때 다른 가수가 연상되는 아티스트를 향한 반응은 둘로 나뉘지 않을까 싶다. 어떤 가수와 너무 비슷하고 특색이 없어 자주 찾아 듣지 않게 되거나, 분명 어떤 가수를 떠오르게 하지만 또 자기만의 색을 확실하게 안고 있어서 부정할 수 없는 매력에 자꾸만 이끌리게 되거나. 오늘 소개하려는 가수는 물론 후자에 속한 가수이다. 뉴저지 출신의 팝/알앤비/펑크 뮤지션이자 슈퍼스타 Drake드레이크가 제대로 찜한 남자, Tone Stith톤 스티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Tone Stith


MySpace를 통해 드레이크의 스타성을 일찍이 확인하여 드레이크를 Lil Wayne릴 웨인과 연결해준 장본인이자 톤 스티스를 직접 발굴하여 키우고 있는 휴스턴 출신 음악 사업가 Jas Prince자스 프린스는 톤 스티스를 두고 미국의 전설적인 아티스트 마이클 잭슨, 프린스 그리고 퀸시 존스를 떠오르게 한다는 극찬(?)을 때려 올렸다.

톤 스티스를 그루밍하고 있는 자스 프린스는 음악 비즈니스에서 자신의 '육감'을 활용해 사람을 평가하고 키워나간다고 하는데, 드레이크의 떡잎을 알아본 육감으로 톤 스티스를 발견했다니 그의 육감론(?)을 어느 정도 믿어봐도 좋지 않을까. 실제로 톤 스티스는 부모님으로부터 음악 감상 조기 교육(심지어 마이클 잭슨과 프린스의 음악을 들었단다!)을 받고, 펑크 음악이 울려 퍼지는 집안 환경 속에서 자랐다고 한다.


왼쪽부터 Tone Stith, Jas Prince 그리고 Drake


2015년 Chris Brown크리스 브라운의 앨범 'Loyalty' 참여(앨범 수록곡 'Liquor'와 'Make Love' 제작 및 프로듀싱)를 시작으로 Rotimi로티미와 함께 August Alsina어거스트 알시나의 콘서트를 함께 뛰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톤 스티스는 2017년 7월 데뷔 LP 'Can We Talk'를 발매한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직접 언급하였듯이) 자신의 음악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전파하고 싶다는 숭고한 목적의식을 가져서 일까. 나는 그의 앨범 'Can We Talk'를 들으며 미국의 힙합/알앤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탁 치고 이마를 팍 치며 감동할 만한 지점의 끝없는 공습에 정신줄을 꽉 붙들어 매야했다. 'Can We Talk'는 그가 언더그라운드 앨범의 개념으로 발매한 작품이었지만, 마치 낭중지추의 간지처럼 ‘그라운드 위’로 솟아오르는 건 시간문제였다(많은 사람들의 귓속으로 톤 스티스의 매력적인 보이스는 자연스럽고도 은밀하게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톤 스티스는 현대적인 느낌의 알앤비를 감각적이고 멋스럽게 소화해내면서도 현재의 그를 있게 한 옛 소울의 감성을 놓치지 않는다. 사실 그의 데뷔 LP 'Can We Talk'는 70년대의 감성을 현대적인 사운드로 트위스트 하여 재해석하는 그의 California 70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사실 톤 스티스를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핵심적인 계기는 원곡만큼이나 빛나는 그의 커버 곡 히스토리 때문이었다. 특히 2017년에 부른 드레이크의 “Madiba Riddim” 커버 곡은 드레이크가 친히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기까지 했다(드레이크 팔로워가 몇 명이더라......)

여기에서 막간을 이용해 개인적인 취향을 덧붙여 보자면 나는 그의 커버 곡 중에서 DJ MUSTARD디제이 머스터드에게 제3의 전성기를 안겨준 Ella Mai엘라 마이의 Boo'd Up 커버를 주저하지 않고 추천곡으로 꼽겠다. 부드럽고 젠틀하며 잘생긴(?) Boo'd Up의 새로운 감성... 여러분도 한 번 감상해보시죠.


Tone Stith의 Soundcloud 계정에 접속해보자. 그곳은 늪과도 같다. 그가 조관우는 아니지만.



https://soundcloud.com/tonestith


2018년 12월 발매된 'Good Company EP'는 그의 가장 최근작이다. 전작에 비해 보다 성장한 그의 보컬 능력과 특유의 스무스한 알앤비 감성 그리고 긍정적 기운은 앨범과 만나게 되는 그 누구라도 거뜬히 녹여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더욱이 블랙 힙합/알앤비 장르의 오랜 팬이라면 이번 앨범의 끈끈한 블랙 파워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Swae Lee, Quavo, Ty Dolla $ign 등의 전형적인 피처링 라인업은 굉장히 식상하지만, '이름값'이란 놈은 결국 우리에게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 타이틀곡 'Good Company'에서 메가 랩스타 Quavo의 귀찮다는 듯 내던지는 네 집 안방 같은 편안한 래핑과 특유의 시그니쳐 라인(Skrrt! Skrrt!)은 노래의 감칠맛을 더해주고 Swae Lee는 톤 스티스의 목소리 결과 잘 어우러지며 훌륭한 하모나이징을 보여준다. 믿고 듣는 피처링 장인 테일러 갱의 Ty Dolla $ign의 섹시한 보이스는 정말 말하나 마나......

미국 음반 사이트를 쭉 돌아보니 딱 예상했던 만큼의 수준에 머무른 앨범이라는 평이나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는 채찍질 식의 리뷰가 몇몇 눈에 걸렸는데, 개인적으로는 제작과 프로듀싱 그리고 퍼포먼스 전반을 수준급으로 아우르는 완전체 아티스트로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믿음 하나만으로도 톤 스티스의 이번 앨범을 높이 쳐주고 싶다.


늘 새로운 음악과 목소리를 찾아 밤낮으로 헤매는 헤비 리스너들에게 숨은 보석과도 같은 신예 뮤지션과 조우하는 그 영광의 순간만큼 행복하고 충일한 기쁨의 감각이 솟구치는 때는 없을 것이다. 고로 나는 오늘도 멋진 신예 뮤지션과의 색다른 만남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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