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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gma Dec 03. 2024

[욕망의 바이러스3] 당신은 누를 수밖에 없다

당신이 누르기 전, 이미 조종당하고 있었다

클릭, 얼마나 단순한 동작인가.

손가락 끝을 움직이는 이 작은 행위에 의문을 가져본 적 있는가?

클릭은 간단하다. 그러나 그것이 불러오는 결과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당신이 믿고 있는 자유로운 선택은 사실, 이미 설계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딱 한 번의 클릭의 기회가 있다.

당신은 클릭할까? 아니면 무시할까?


클릭.


클릭은 대부분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단순한 실수일지라도, 자신의 행동이다.

그렇게 당신은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클릭은 작은 움직임이지만, 그 과정은 심리적, 기술적, 그리고 인간적이다.


우리는 클릭하기 전에 과연 생각을 했는가?

그러나 우리는 정작, 클릭 이후에 묻는다.


"왜 나는 클릭했는가?"

제작자는 웃으며 대답한다.

"그건 네가 이미 선택당했기 때문이다."


클릭은 행동의 끝이 아니다. 시작이다.


'클릭하세요'


이처럼 단순한 명령은 오히려 반감을 일으킨다.

인간은 자유롭고 능동적인 선택을 원하고, 강요를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역설적으로 그러한 마음을 파악한, 누군가가 우리를 조종한다.

그렇기에 클릭은 언제나 우회적이고, 우리를 교묘히 자극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당신이 클릭하기 전, 이미 설계된 심리적 덫은 당신의 행동을 예상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 덫의 가장 큰 비극은, 당신이 클릭한 후에야 그것이 덫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에 있다.


이쯤에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왜 우리는 그렇게 쉽게 클릭할까?


클릭 이전, 우리의 뇌는 이미 보상을 상상하고 있다.

심리학에서 이를 보상 예측 시스템이라 부른다.

클릭 한 번이면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뇌 속에서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든다.


누구나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클릭하기 전, 당신은 이미 희열을 느끼고 있다.

이것이 바로 도파민의 위력이다.

도파민은 실제 보상이 아닌 보상을 기대할 때 가장 강력하게 분비된다.


클릭의 유도 문구는 항상 모호하다.

'축하합니다', '중요한 알림', '마지막 기회' 이 모든 문구는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강렬하다.

마치 복권을 긁기 전의 설렘과 같다.

우리는 어쩐지 이를 지나칠 수 없다.


'혹시…'

'한 번 확인하는 데 얼마나 걸리겠어?'라는 생각이 우리를 클릭으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잠깐.

당신은 알 것이다.

그 클릭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


클릭하지 말라는 경고조차 우리의 클릭 욕구를 부추길 수 있다. 

금지된 것을 열어보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다.

'누르지 마세요'라는 경고는 오히려 클릭 욕구를 자극한다.

위험을 경고받을수록, 우리는 그 경고의 이면을 확인하고 싶어진다.

마치 호기심이라는 이름으로 설계된 덫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기제가 있다.

반동형성은 우리가 본능적으로 하고 싶지 않았던 행동을 정당화하게 만든다.

클릭하지 않으려는 욕구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거부감은 '놓치고 싶지 않다'라는 강박으로 반전된다.

그리고 우리는 클릭한다.


'이 기회를 잡으세요.'


지금 클릭하지 않으면 이 기회를 놓칠 것이다.

클릭하지 않으면 불안감이 커지고, 클릭했을 때 느끼는 안도감이 보상으로 연결된다.

문제는, 그 보상이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존재한다.


과연, 당신은 멈출 수 있을까?


'왜 누르지 말라는 거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행동해야 알 수 있잖아'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더 궁금해한다.

'만약 내가 클릭하지 않으면?'이라는 질문은 '혹시…'라는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이 가능성은 우리의 행동을 조종한다.

그렇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우리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클릭한다.


다음 번 누군가가 클릭하라고 속삭인다면, 이렇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내가 클릭을 선택한 걸까? 아니면 클릭이 나를 선택한 걸까?'

그 순간, 당신의 손가락은 잠시 멈출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당신은 누를 것이다.

그것이 설계된 클릭의 힘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클릭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클릭이 당신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은, 클릭이 당신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당신은, 그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그런데, 클릭하기 전,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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