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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gma Dec 01. 2024

그렇다면, 얼마나 여행을 많이 다녀왔는데?

비행기만 수 백번 탔다

브런치를 가입하며, 작가 소개 문구를 재미있게 제출했는데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여행에 자신 있습니다. 최근 10년 간 한국을 50번 이상 출국하고, 50개국 이상 다녀왔습니다. 아, 그런데 브런치에 여행 많이 다녀오신 분이 많으시죠. 그렇다면 이건 어떠세요? 필력 좀 칩니다. 필력도 자신 있습니다. 아 그런데 브런치에 글 잘 쓰시는 분이 많으시죠. 그렇다면, 이건 어떠세요? 도파민 에피소드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그리고 철학적 관점으로 사유를 드러내는 여행 에세이, 이건 별로 없지 않나요? '



여행에 진심이었다. 나는 여행에 미쳐버린 사람, 그 잡채였다. 청춘과 자신을 여행에 쏟아부어 버렸다. 

내용은 차차 소개하도록 하고, 결국 그런 흐름을 통해 배운 나의 경험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소개해보겠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적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나는 아무래도 이성을 잃고 여행하는 사람이니, 휴식 개념의 여행과는 다른 편인듯하고, 여정 도중 다른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많았다.


대게는 여행을, 일상에서 탈피하는 것, 휴식을 주는 것, 이를 위해 하루를 정진하는 것, 나의 일상을 증명하는 장신구로 취급하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세 번째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일상을 리프레시하고 전환하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네 번째도 어쩌면 당연하다. 한국인의 특성상, 그리고 SNS의 발달과 타인의 삶을 쉽게 들여다보고 비교할 수 있는 지금의 시대 상, 주변과 동떨어지기도 무신경하기도 어렵다. 타인과 함께하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아닌 것도 존재했었다, 바로 여행의 1순위 목적이 보여주기식 성취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여행을 통해 원하던 것은 무엇이고, 배운 점은 무엇일까.


해외여행을 통해 타인의 삶과 문화를 마주할 때, 그들이 왜 지금의 흐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고민할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대한민국보다 더 투명한 것들이 많았다. 먹이사슬적인 사회구조와 인간의 페르소나 뒤의 욕구를 직접 마주할 수 있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직관적인 형태로 수집할 수 있었다.


또한, 낯선 곳에 존재한 자신의 위치는 그다지 유리하지 않은, 이방인이라는 점도 그러하다. 인간은 관계와 집단 형성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인 존재인데, 갑자기 뚝 떨어진 외부의 존재로 인해 섭리를 거스르는 상황이 형성된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가면 현실에서 쉽게 마주하기 어려운 이상한 리스크에 놓이게 되고는 한다. 그런 상황을 준비하고, 대비하고, 때로는 벗어나며 문제 해결의 기회를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위기에 건네는 강렬한 '인간성'을 마주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생각해 보면, 출퇴근 후 귀가하는데, 누군가 나에게 사기 치려 하는 상황과 이를 제지해 주는 타인을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은 현실에서 실제 발생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즉, 여행 자체는 인생과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관계에서 배우는 것들과 의미도 상당한데, 낯선 타지야말로 이에 대한 의미가 진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할 것이다. 그저 조금 더 투명하고 원초적인 것이고, 그런 순간에 위치한 경험이야말로 자신과 타인을 깊이 이해하는 도구가 된다. 이를 올바른 목적과 태도로 마주한다면, 그것은 분명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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