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5 27 금
세 여자 희. 옥. 영.
대학 1학년 세 여자가 처음 만났지
같은 과 같은 동아리
세 여자는 그렇게 캠퍼스를 같이 다니기도 하고
따로 다니기도 하며 4년의 시간을 넘기고
졸업 후 각자의 삶터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간간이 만나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수다도 떨며
30여 년의 세월을 살아왔다
몇 해전부터 세 여자는 일 년에 한 번은 1박 2일 여행을 하기로 다짐했다
그러고 두 번의 여행
전라도 담양과 소쇄원 일대로 한 번
경주 보문호 불국사 안압지로 또 한 번
그리고 이 번
다짐했던 1박 2일은 사정상 이루지 못하고
짧은 하루의 일정
*세 여자
*세 여자 중 나
*성철 스님 생가 안채 마루에서 보는 사랑채와 사립문
*성철 스님 생가 뒤뜰 벽에 걸린 성철 스님 말씀들
첫 일정으로 들린 성철 스님 생가터와 겁외사
세 여자는 그 옛날 20대 캠퍼스에서처럼
또 그 이후로 간간이 만나면 해 오던 것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편하게 걷기도 하고 앉았기도 하며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다음 일정
우리들의 프로젝트
울 엄마 아버지 찾아뵙고 용돈 드리기
30년의 세월에 각자의 기억은 다르지만
딸의 친구들의 방문에 엄마 아버지께서도
흐뭇하고 흡족해하시는 모습을 뒤로 남기고
일정을 미리 꽉 짜지 않은 터라
찾아가며 가는 길
가다가 돌아오기도 하고
다시 검색해서 들린 곳
지리산 대원사
우리의 만남처럼
고즈넉하고 편안하고 정겨운 곳
*대원사 계곡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이 번 일정은 나의 일상이 바쁘고 한 친구의 사정도 있어 아쉽게 당일 하루로 변경했지만
하루를 같이 묵으며 더 많은 얘기 더 많은 시간 보내지 못했지만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 희가 피곤하기도 했겠지만
친구의 옆지기가 우리를 위해 쏘아 준 맛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 들린 찻집이 우리의 기대에 못 미치긴 했지만
그래도 함께라서 좋았고 편안했고
또 함께 늙어간다는 것이
굳이 큰 뭔가를 바라지 않는 이 번 시간처럼 그저 그렇게 이어져가기를 소망하고 바란다
우리의 오랜 만남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