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땅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흐르는 시간 속 악양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스치는 바람에 햇살에 문득문득 궁금했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니
땅속에선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새꽃이 피고
물 오른 나무에선 새순이 돋아났다
시간이 흐르고 봄이 오니
악양에선 새소식이 들려왔다
강효선 작가의 전시회
마음으로 집념으로
깎아내고 잘라내고 다듬어낸
그의 사원이 펼쳐졌다
봄이 오고
꽃은 피어
짧은 영화를 뒤로 떠나가지만
전시의 막을 올려
공들이고 염원 깃들인 작품들이 펼쳐져
짧은 세상과의 만남을 뒤로 떠나가지만
꽃 뒤에 새싹 뒤에
꽃들을 새싹들을 밀어 올린 땅의 기운은
하나하나의 작품에 깃든 작가의 염원은
꽃이 지고 새순이 그 여린 빛을 잃어갈지라도
작가의 작품이 전시회장에서 사라져 갈지라도
나의 맘 속에는
땅의 그 기운과 작가의 염원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나
메마른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