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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안개 석연 Nov 14. 2021

연꽃이 피네

연분홍 향기로 새벽을 깨우네

암흑의 수중에서 이불을 덮은 채 얼마나 기다렸을까
조심스러운 부양
투명한 창 너머로 햇살의 인도를 받으며

서릿발 견뎌내지 못하고
바스러질 듯 마르고 쪼그라져
그 긴 겨울을
삐죽 고개만 내놓은 채
허리엔 얼음을 둘러차고

봄이 오고 해동이 될 때
버티고 버티던 몸이 다 기진하여 허물지 듯 녹아내리던 날

다시 올 날을 얼마나 고대했을까

지난밤은
기다려온 천 년보다 길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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