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리 이야기 5

푸리네 가족?

by 돌안개 석연

내가 우리 가족이라고 말해도 될까? 조심스럽다.

나의 주인과 딸은 나를 '우리 집 막내'라고 한다.

예순이 넘어가는 주인은 자정을 전후해서 내 전기장판 타이머를 점검하며

"내가 늦게 막내딸을 들여놓아 힘이 드네"라고 한다.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에 늦둥이를 맞이해서 고생을 한다며...

사실상 나의 동물등록증상 나의 주인은 딸.

나를 막내 동생이라고 하고, 나를 '이 푸리'라고 부르는 나의 언니다.

다음은 내 주인의 아빠. 내 언니의 아빠니 나에게도 아빠가 되는 셈이다.

그다음 내 주인의 엄마. 내 언니의 엄마이니 나에게도 엄마가 되는데, 한 번도 나를 딸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녀에겐 내적 갈등이 있는 것 같다. 나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나에게 다정하게 대해도 주지만, 차마 딸이라고 부르기까지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아빠나 언니가 나에게 막 쏟는 애정에 비해,

엄마는 말은 잘하지 않지만 막 쓰다듬고 안아 주지는 않지만, 왠지 믿음직하고 포근한 정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한 달 또는 두 달에 한 번씩 보이는

내 언니의 남동생

나에게는 오빠가 되는 한 사람이 있다.

사실 몇 번 밖에 못 보았지만 나에게 손짓도 하고 불러도 주었는데

잘 생긴 그 오빠는 부끄럽고 떨려서 제대로 쳐다보지는 못했다.

그나마 자주 보면 친해질 수 있을 텐데

그럴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나의 가족들이다.

아빠와 엄마 언니와 오빠 그리고 나.

아빠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푸리를 호적에 올릴까?"

"친척들이 푸리가 누구냐고 하면 늦둥이를 하나 낳았다고 할까?"

"하하하하"

실제로 나를 호적에 올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호적에 올릴까 생각해 주는 나의 아빠가 있어 나는 좋다.

나를 '이 푸리'라고 불러 주는 언니가 있어 좋다.

나를 딸이라고는 안 불러 주지만 나를 그 이상으로 대해 주는 엄마가 있어 좋다.

쳐다 보기도 부끄러울 만큼 잘 생긴 오빠가 있어 나는 좋다.

나에게 친구가 있다면 이 오빠를 막 자랑할 텐데...

산책 길에 찍은 가족사진.

이 날도 잘 생긴 오빠가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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