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
넌 그렇게 아무 말이 없구나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 내리면 눈을 맞으며
녹지 않은 눈을 군데군데 덮고도
넌 그렇게 아무 말이 없구나
하지만 난 알지
넌 그렇게 아무 말이 없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그렇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쩜 소리 내어 요란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더 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곧 봄이 되면 알겠지
넌 그렇게 아무 말이 없지만
네가 무엇을 했는지
그러고도
또 아무 말이 없겠지만
난 알지
네가 한 일을
너의 대단함을
그래서
난 너를 닮고 싶어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