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룩주룩 내리던 비 그치고
하늘은 구름을 거둬들이고 있나 보다
하늘명에 거역도 못한 높은 구름 쉬이 사라지기 아쉬워
하늘을 가리고 시위를 한다
그 틈에 산 허리를 감고 도는 낮은 구름은
국사봉 봉우리를 포위했다
어라 저러면 안 되는데
행여 구름으로 가리고
한창 피어나는 진달래를 혼자 즐감하면 우린 어떡하라고
구름아 좋은 구경 잘 하고 갈 땐 그냥 고이 두고 가거라
당부한다
주룩주룩 내리던 비 그치고
유리창엔 비즈처럼 작은 구슬을 뿌려 놓은 듯
바람이 불면 또르르 굴러 갈 것 같다
그 너머 낮은 앞산엔
어느 마음 고운 화가가
맑고 고운 빛으로 수채화를 그려가나 보다
이제 갓 칠한 듯
투명하고 생기로운 연초록이
팔레트에서 지금 막 옮겨진 듯
그 싱그러움이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