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두드리며 말한다.
“엄마, 오늘은 나랑 같이 자면 안 돼?”
만 14세.
이미 한참 사춘기일 줄 알았던 아이가
아직은 삼춘기쯤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그 모습이 조금 귀엽고, 조금 낯설다.
처음엔 솔직히 귀찮았다.
하루 종일 일하고, 집안일 하고,
겨우 내 시간 좀 가지려던 찰나였는데
갑작스럽게 들이밀린 요구.
게다가 쑥스러운 듯,
“그냥 오늘만…” 하고 덧붙이는 아이를 보면
차마 거절할 수가 없다.
조금만 더 있다가 가라며
자리를 내주면,
아이 특유의 온기와 체온이 이불 사이로 스며든다.
숨결이 가깝고, 말이 많아진다.
별 것 아닌 얘기들,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와의 대화,
게임 이야기까지.
나는 가끔 대답은 못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이기도 한다.
눈꺼풀이 무거워지지만,
그 목소리는 자장가처럼 들리고
내 마음 한켠은 고요히 따뜻해진다.
언젠가 이 아이도
문을 닫고 혼자만의 시간을 더 원하게 될 거다.
오늘 같은 부탁은 다시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지금은 귀찮아도 괜찮다.
조금 졸려도 괜찮다.
사춘기인가 싶다가도
엄마 옆에 눕고 싶어하는 아이.
이미 어른인 척할 때도 많지만
이런 순간엔 여전히 엄마 품이 그리운 아이.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지금의 아들이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참 고맙다.
이 밤,
잠든 아이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 순간을 기억하자.”
내가 아직 아이의 ‘이불 친구’일 수 있는 지금을.
언젠가 이마에 뽀뽀할 수 없는 시간이 올지라도,
오늘 밤은 괜찮다.
내일이면 또 자란 아이가
지금은, 내 옆에서 숨 고르고 있으니까.